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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업계 "삼성물산 합병 찬성, 합리적 판단이 우선" [국민연금 삼성 특혜 논란] 반대시 양사 주가 모두 부정적 예상

정준화 기자공개 2016-11-30 10:09:14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8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실시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재조명 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해 준 댓가로 삼성이 미르재단 등에 지원을 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당시 국민연금과 함께 찬성 표를 던진 자산운용사들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양사의 합병이 삼성물산에 불리한 측면이 있었으나, 합병 무산의 여파나 합병법인의 기업가치 제고 등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8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 주주총회에서 30개 자산운용사가 찬성표를 던졌다. 삼성 계열인 삼성자산운용과 골든브릿지자산운용, 하우자산운용만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30개 자산운용사는 삼성물산 지분 6.73%를, 제일모직은 2.61%를 보유 중이었다. 한국투신운용이 삼성물산 주식을 2.87%, 삼성자산운용이 1.76%를 들고 있었고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이 1% 미만의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당시 대부분 운용사들이 국민연금이나 삼성그룹 계열사(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와의 위탁 운용 등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가운데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이같은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떠나서 합병을 찬성한 것은 합리적인 결정이 우선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 운용사들은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갖고 있었다"며 "삼성물산만 놓고 보면 불리한 합병비율일 수 있느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병 시너지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시 30개 자산운용사 중 삼성물산 주식만 보유한 운용사는 9개로 집계됐다.

그는 "제일모직 시총이 크기 때문에 금액으로 따지면 제일모직 보유 금액이 더 컸다"며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불리한 합병이라고 주장을 할 수 있겠으나 제일모직 주주 입장에선 삼성물산 싸게 사면서 지배구조의 윗단으로 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제일모직의 시가총액은 약 21조 원으로 삼성물산(약 8조 원) 보다 2.6배 가량 컸다.

특히 합병이 무산됐을 경우 양사의 주가는 모두 부정적으로 움직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B운용사 관계자는 "합병이 무산됐을 경우 제일모직은 지주사 전환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빠졌을 것이고 건설사업부가 독자적으로 살아남기 어려웠던 삼성물산 또한 주가가 빠졌을 것"이라며 "합병 반대는 찬성보다 부정적인 여파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C운용사 관계자는 "합병 찬성으로 연금이 손해를 봤다고 하지만 실제 삼성물산의 주가는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까지만 해도 16만 9000원대에 육박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의 합병 기준가액은 15만 9294원이다.

합병 찬성의 또 다른 근거가 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도 고공행진이다.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6.3%를 보유 중이었다. 옛 삼성물산이 보유한 바이오로직스 지분은 4.9%에 그쳤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과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제일모직의 바이오 가치는 1조 5000억 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11조 원을 웃돈다. 통합 삼성물산이 가진 지분 43.44%를 감안하면 바이오로직스의 지분 가치는 5조 원 수준이다. ISS가 당초 제시한 가치보다 3배 이상 높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삼성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당시 외압이 아니더라도 찬성하는게 득이었다는 입장이 여전히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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