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시대 '시나리오 플래닝' 실시하라"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알렉스 조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예측 뛰어넘는 미래 상황 대비전략 짜야"
이윤재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6-11-30 09:03: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날로 커지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알렉스 조 딜로이트컨설팅 대표이사는 미래 불확실성을 전제로, 상황별 대응전략을 짜는 시나리오 플래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시나리오 플래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공군이 적국 어디를 폭격할지 등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유래했다. 현재는 기업의 전략 수립과 위험관리, 혁신 역량 개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를 예상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발생 가능한 변수들을 이야기로 만들고, 대응전략을 고민하는 게 핵심이다.
알렉스 조 대표는 예측과 시나리오의 차이로 불확실성 인정 여부를 꼽았다. 예측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 상황을 점치고, 확정적인 결론을 낸다. 반면 시나리오는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복수의 가능성이 담긴 미래를 스토리로 담아낸다.
그는 "예측은 선험적인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기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어도 장기 미래를 맞추기 어렵다"며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에 발생 가능한 여러 변수를 따져 스토리를 만들고 대응전략을 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나리오 플래닝이 효과를 냈던 실제 사례도 설명했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로열더치쉘은 과거 1980년대 6조 원 규모 케펙스(CAPEX) 투자를 앞두고 시나리오 플래닝을 실시했다. 당시 경제 소비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든 후 중요한 요소들과 러시아 등 경쟁 국가의 상황까지 포함해 전략을 수정했다. 결과적으로 단기 예측에 국한되지 않고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마련한 성장전략이 먹혔고, 로열더치쉘은 여전히 글로벌 석유화학 강자로 남아있다.
국내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접목하기 어려운 이유도 밝혔다. 기업의 리더들이 숫자와 단기 평가에만 몰두하다보니 시나리오 플래닝을 실시하기 위한 조직문화나 성과 평가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알렉스 조 대표는 "리더는 한 손에는 망원경 나머지 손에는 현미경을 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닥칠 단기간의 상황과 먼 미래까지 내다 볼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알렉스 조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발표 전문]
불확실성은 방향성 없는 변화를 일컫는다.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면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통계 수치를 기반으로 한 미래 예측은 틀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08년 3분기와 4분기에는 골드만삭스, 스탠다드차타드, 메릴린치 등의 유가 예측이 모두 틀렸다. 역사상 최고의 예측이라 불렸던 전망도 모두 틀렸다. 예컨대 비행기를 발명한 윌버 라이트는 앞으로 50년 동안 인간은 날지 못할 것이라고 했고, IBM 창업자 토마스 왓슨은 전 세계 컴퓨터 수요는 많아야 5대 정도일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무엇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전략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를 시나리오 플래닝이라 한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공군이 폭격지를 결정할 때 활용됐다. 현재는 전략 수립, 위험 관리, 혁신 및 역량 개발의 다양한 용도에 시나리오 플래닝이 쓰인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로열더치쉘은 과거 시나리오 플래닝을 실시했다. 1980년대 6조 원 규모 케펙스(CAPEX) 투자를 앞두고 당시 경제 소비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었다. 러시아 등 경쟁 국가의 상황까지 포함해 전략을 수정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국내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크라운-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의 증산 여부를 고민해야하는 시점에 직면했었다. 네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달달한 감자칩 시장이 형성될 것인가, 아니면 짭짤한 감자칩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지에 대해 시나리오를 짜게 된다. 경쟁사가 공격적으로 대응해 제품이 진부화될 가능성도 있고, 반면 경쟁사가 공격적 대응을 하지 않아 제품 인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
리더는 한 쪽에는 망원경 한 쪽에는 현미경을 들고 봐야한다. 앞으로 닥칠 상황과 멀리 있는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조직문화와 성과평가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 이후 예측이 실제 맞는지 추적까지 해야 하는데 아직 국내 문화에서는 힘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사업부진·재무부담 이중고 SKC, '내실 경영' 본격화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금호타이어, 부채비율 199% ’매출·수익성·재무’ 다 잡았다
- [SK이노베이션 밸류업 점검]'ROE 10%' 목표…조건은 E&S 시너지-배터리 부활
- [ESG 등급 분석]'SKC 편입효과' ISC, 통합등급 두 계단 상승
- '27년의 수소 헤리티지' 현대차 이니시움, 특별한 세가지
- 주주환원 의지 재확인한 현대글로비스 ‘ROE 15%’ 타깃
- 리밸런싱 성과 '끝장토론'...SK CEO 총집결 현장 가보니
- '수소차 동맹' 토요타·GM 문 활짝 연 현대차
- 이상엽 부사장 "현대차, 디자인도 '퍼스트 무버' 고심"
- [컨콜 Q&A 리뷰]현대글로비스, 육상·해상 왕좌 넘어 하늘길 정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