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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실적개선에도 AA+ 적정성 '의문' [Earnings & Credit]1, 2년간 지속성장 VS 높은 수익가변성·재무부담 "초우량사 보기 어렵다"

김진희 기자공개 2016-12-05 13:23:5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2일 1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업계 호황에 힘입어 개선된 실적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신용등급(AA+)에 드리웠던 '부정적' 아웃룩을 완전히 걷어낼 가능성도 커졌다. 실적 증가세에 비우호적이던 신용평가사의 태도가 상당히 변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다. 피어그룹(Peer Group)에 속한 LG화학 등과 비교해서는 재무구조나 여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아킬레스 건이다. 신용평가사를 떠나 크레딧 업계 전반에 과연 롯데케미칼의 AA+ 등급에 의문 부호를 다는 참가자가 많다.

AA+ 등급은 AAA급에 버금가는 상징성을 갖는 신용등급이다. 최우량 재무구조는 물론 실적 안정성, 업종 내 선두기업이라는 조건을 갖춰야만 오를 수 있는 경지다. 롯데케미칼의 현실이 이에 부응하는 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상황.

◇ 업황 개선 지속, 내년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 낼까

실적 개선 추세만 보면 분명히 긍정적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내년 연간 매출은 13조~1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 11조 7000억 원에서 12%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이 기대되며 2018년 하강국면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신용도를 불안하게 했던 재무안정성 저하를 실적으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1일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AA+)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당초 신용평가 3사는 대규모 투자 부담을 이유로 롯데케미칼에 대해 부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 인수대금 납부, 미국과 우즈베키스탄 에탄크래커(ECC) 투자에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4조 3000억 원을 투입했다. 3분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4400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18년까지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 내년 차입금이 일시적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나 보유 유동성과 영업창출 현금으로 투자금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며 "투자 완료 이후에는 차입금 부담이 빠르게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은 올해들어 수급 개선과 유가 하락으로 크게 개선됐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주력 제품군인 합성수지를 중심으로 업황 호조가 이어졌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6400억 원이다.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4년 2.4%, 지난해 13.8%, 올 3분기 19.0%로 증가세를 띠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취급 원재료 다각화에 성공한 업체로 분류된다.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ECC 프로젝트, 미국 엑시올사와 ECC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가 상승 시기에는 ECC 수익성 개선, 저유가 시기에는 NCC의 개선된 수익성을 취할 수 있어 유가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해석이다. NCC에 치중하고 있는 업체 대비 수익 안정성이 높아진다. 또, 지난달 현대케미칼의 컨덴세이트 스플리터가 신규 가동돼 원재료 조달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 합의에 따라 국제 유가가 상승해 정제 마진 개선이 예상되는 점도 호재다.

◇ 실적 따라 즉각 전망조정 나선 신평사

그러나 롯데케미칼의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다. 차입금 부담이 상당하고,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한신평의 등급 전망 조정은 중단기적인 실적 전망에 근거한 다소 성급한 평가라는 의견도 나온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실적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이다 보니 실적 발표 이후 신평사들이 아웃룩에 대한 조치를 서둘러 내놓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신용평가사들이 부정적 전망을 장기간 달아놓는 것에 대해 업계의 불만이 컸다"며 "신평사들이 등급전망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 해석했다.

롯데케미칼의 9월말 기준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3조4373억원에 이른다. 현금성자산을 고려한 순차입금만 1조9769억원에 달한다. 실적 개선을 인정하더라도 재무부담으로 보면 AA+급 신용도에 부합하는 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은 구조다. 업계 1위 기업인 LG화학이 -1조원대의 순차입금으로 사실상의 무차입 기조를 이어가는 것과 상반된 모습.

여기에 높은 실적 가변성까지 고려하면 신용등급에 대한 적정성에 대한 의문은 더 커진다. 롯데케미칼에 대해 아직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공통적으로 내년까지 저유가, 유리한 수급 등 우호적 업황이 전개될 지를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꼽았다.

롯데케미칼은 그룹에 대한 검찰수사로 4월 이후 공모채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 발행 당시 '부정적' 등급전망 탓에 5년과 10년 만기 장기물에는 미배정이 발생했다. 이후 9월에는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만기채에 대응했다. 공모시장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자 4년만에 CP 발행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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