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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사내 역사 새로 썼다 직원 출신 첫 부회장… 실적개선 공로, 그룹 핵심계열사 위상 확인

정호창 기자공개 2016-12-22 08:25:15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1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사진)이 부회장에 올라 사내 역사를 새로 썼다. 현대그룹 산하 반도체기업으로 출범한 후 첫 직원 출신 부회장직에 올라 사사(社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주인공이 됐다. 관련 업계에선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가 주력 계열사 위상에 올라섰단 사실을 대내외에 공식 확인하는 인사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SK그룹은 21일 2017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해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수펙스추구위원회 ICT위원장에 선임했다. 이날 인사에서 부회장에 오른 인물은 조기행 SK건설 사장과 박 사장 두 명 뿐이다.

크기변환_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조 사장이 SK상사로 입사해 그룹 계열사 임원자리를 두루 거친 정통 'SK맨'이란 점에 비춰보면, 박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파격 인사란 평가가 SK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박 사장은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산업 반도체연구소에 1984년 입사해 32년간 몸담아 온 '하이닉스맨'으로, SK그룹 입장에선 비정통파 임원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박 사장은 SK그룹이 SK텔레콤을 통해 하이닉스를 인수한 2012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카이스트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보유한 박 사장은 국내외에서 1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한 엔지니어 출신 반도체 전문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M&A를 통해 편입한 계열사 출신의 박 사장을 부회장 반열에 올린 것은 공로가 뚜렷하고 반도체 분야 전문성이 탁월해 신임이 두텁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그룹에 편입된 2012년 227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긴 했으나, 이후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괄목할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특히 2014년부턴 2년 연속 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SK그룹의 '캐시카우'로 확실한 위상을 구축했다. 올해는 반도체 시황 악화로 전년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긴 했으나 연말까지 3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둬 SK그룹 계열사 중에선 여전히 상위권 경영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중심축이 D램에서 낸드플래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점도 박 사장 유임 및 승진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이천 M14팹 공사를 진행 중이며, 3D낸드플래시와 4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 정통 엔지니어 출신인 박 사장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박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개인적으로도 영광이나, SK하이닉스 역사와 임직원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회사가 반도체 기업으로 출범한 후 직원 출신에게 부회장직이 개방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1949년 국도건설로 설립된 SK하이닉스는 1983년 현대전자산업㈜로 상호를 바꿔 전자기업으로 첫 발걸음을 뗐다. 이어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LG반도체와의 빅딜을 통해 현재와 같은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 사명을 변경하고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채권단 관리기업이 됐다.

현대그룹 계열사 시절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회장직이 존재하긴 했으나 그룹 총수이기에 허용된 지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닉스 내부에서 임직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지위는 사장으로 제한돼 있었다.

SK그룹에 편입된 후 2014년 임형규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돼 사내에 부회장 직위가 만들어졌으나, 이는 M&A의 후속조치로 단행된 인사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따라서 박 사장의 이번 부회장 선임이 SK하이닉스 역사상 최초로 내부 승진을 통한 최고위직 진출 사례가 되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박 사장의 이번 부회장 승진은 회사가 SK그룹에 편입된 후 주력 계열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단 사실을 입증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임직원들의 사기 역시 크게 고조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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