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공모 난항, 사모채·ABS까지 총 동원 [2016 Big Issuer 분석]신용도 악화 뚜렷, 한진해운 사태 타격…영구채도 추진, 결과는 미지수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23 15:28:17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2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의 신용도가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다. 올해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가 터지면서 대한항공 크레딧에 결정타를 날렸다. 이로 인해 공모채 발행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대한항공은 리테일로 소화되는 공모채 외에 사모채 발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해 사모채로만 조달한 금액은 1400억 원에 달한다. 자산유동화증권(ABS)도 공모 방식으로 7000억 원을 찍어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자금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 영구채 발행까지 추진했지만 신용도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 BBB급 추락 대한항공...공모채 투심 갈수록 악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A급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모두 BBB급으로 끌어내렸다.
2014년 말부터 유가가 폭락하면서 대한항공은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은 곳 중 하나다. 이를 기반으로 A급 신용도를 지켜냈지만 올해는 달랐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영업수익성 개선에 한계를 맞았고 대규모 재무부담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지난 3월 신용평가 3사는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으로 평정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도 대한항공 신용도에 타격을 입혔다. 한진해운 영구 교환사채(EB) 보증, 영구채 대여금 등을 모두 상각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골치덩이인 한진해운과의 절연은 크레딧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손실의 규모가 크고 지원이 계속되고 있어 이를 상쇄한다는 지적이다. 한기평은 이를 반영해 지난 6일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강등했다.
|
대한항공의 신용도 저하는 공모채 발행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기관투자가들에게 회사채를 판매하기 어렵지만 리테일 수요는 충분하다. 만기가 1~2년으로 짧고 4%대 이상의 고금리를 제공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채권으로 자리 잡았다.
신용도 저하에 한진해운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리테일로 물량을 소화하기도 이전보다는 어려워졌다. 대한항공은 올해 2월과 4월 1500억 원과 2500억 원의 공모채를 찍었는데 수요예측에는 각각 120억 원과 70억 원이 들어왔다. 나머지 물량은 모두 주관사들이 리테일로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에도 1500억 원의 공모채를 찍었는데 수요예측에는 주문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주관사들은 리테일로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데 개인투자자들도 이를 선호하지 않아 떠안은 물량을 털어내는 데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 대한항공 사모채 등장, 1400억원 조달...ABS 조달에도 열중
공모채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대한항공이 꺼낸 카드는 사모채다. 대한항공은 올해 4월 10년 만에 사모채를 찍었다. 당시 1년물 500억 원을 조달하면서 4.09%의 금리를 지불했다. 이후 6월 두 차례, 10월 한 차례 추가적으로 사모채를 찍었다. 조달 규모는 총 1400억 원.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의 20%를 사모채가 차지했다.
사모채 외에도 ABS 조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그 동안 장래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S를 찍었다. 올해 5월 7000억 원의 ABS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주관사에게 지불한 수수료는 35bp에 달할 정도로 ABS 판매에 목숨을 걸었다. 기초자산이 있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ABS도 신용도 저하가 지속되면서 이전보다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는 부채비율 1000%를 훌쩍 넘자 대한항공은 3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추진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 원의 지원이 현실화되면서 투자자 모집에 악영향을 끼쳤다. 한진해운과 절연이 신용도에 핵심인데 현금을 지원하면서 투자자들이 대한항공 영구채를 외면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영구채 발행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