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포시에스, 첫 고객이 삼성전자…전자문서의 '기린아'①2002년 상장 후 합병·분할, 2015년 재상장 성공
박제언 기자공개 2017-01-09 11:49:39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6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시에스는 기업 리포트와 전자문서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보고서를 작성·관리하는 솔루션 '오즈 리포트(OZ Report)' 등을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정보기술(IT)업체다.포시에스는 1995년 7월 설립됐다. 한국MJL을 그만둔 조종민 대표가 33세의 나이에 직접 창업했다. 국산 소프트웨어 제품이 전무하던 시절, 외국 데이터 베이스(DB) 관련 소프트웨어 제품을 판매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자본금 5000만 원의 포시에스를 창업할 때 조 대표는 전직장 후배였던 박미경 대표를 스카웃했다. 창립 멤버이자 당시 26세였던 박 대표도 500만 원을 출자하며 포시에스에 힘을 보탰다.
2010년부터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박 대표는 조 대표와 부부 관계다. 조 대표는 영업과 관리를 맡고 있고, 박 대표는 포시에스의 기술을 담당하고 있다. 조 대표와 박 대표는 작은 의사결정도 서로의 의견을 묻고 잘못된 판단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조 대표와 박 대표는 그들이 가진 기술력으로 국산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조 대표는 특히 창업 후 영업을 갔던 기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90년대말 인터넷 등 웹 화면에서 보이는 콘텐츠가 제대로 출력되지 않아 기업들이 애먹는 사실을 알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딩 작업을 며칠씩 해야 하는 애로 사항이 있었다.
조 대표와 박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개발된 제품이 오즈 리포트다. 2000년 첫 출시후 국내 리포팅 솔루션 분야의 획을 그은 제품이다. 오즈리포트는 당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이었다. 첫 고객이 삼성전자였을 만큼 좋은 품질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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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오즈리포트는 기업보고서의 개발에서 운영·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의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기관을 비롯해 국내 주요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 3000여 곳에서 쓰고 있는 소프트웨어다. 일상 생활에 널리 쓰이는 가족관계증명서, 현금영수증, 인터넷뱅킹 명세 조회 등이 오즈 리포트를 활용한 서식이다.
오즈 리포트가 성공한 후 회사도 성장하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주식 시장에 포시에스를 상장시키고 싶었다. 2000년초반 정보기술(IT)기업이 각광받아 코스닥 시장으로 몰려가던 시기다. 상장을 준비한 포시에스는 2002년 1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설립 6년 반만이었다.
상장 후 포시에스의 실적은 다소 줄었다. 2001년 100억 원대의 매출액이 2007년 60억 원대로 감소했다. 영업실적은 10억 원 안팎의 흑자와 적자를 오갔다.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조 대표는 돌파구를 찾았다. 당시 포시에스와 정자통신장비업체 미리넷의 합병을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리넷은 결과적으로 상장사 포시에스로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이후 미리넷은 태양광 사업을 추진했다. 조 대표는 회사를 매각한 후에도 포시에스의 사업부를 맡아 6개월 정도 미리넷에서 각자 대표이사를 유지했다. 여기에 미리넷은 기존 사업부를 물적분할했다. 과거 상호와 같은 포시에스를 다시 설립했다.
조 대표는 미리넷에서 물적분할된 포시에스를 2009년 7월 다시 사들였다. 변한 것은 없었다. 기존 상장사 포시에스가 매각과 합병, 분할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도 직원들은 단 한 명도 그만두지 않고 기다렸다.
분할 후 포시에스는 다시 사업에 매진했다. 기업들이 종이를 줄이고 계약서 등을 전자문서로 만들려 한다는 점을 빠르게 포착했다. 기술진들은 여러 기업 문서를 전자문서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인 '오즈 이폼(OZ e-Form)'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3년 벤처캐피탈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를 받기도 했다.
다만 회사가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멀쩡하던 상장 타이틀을 잃었기 때문이다. 합병한 미리넷은 결국 2012년 상장폐지됐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으로 현재의 포시에스가 재상장하는 데 상당한 고충이 따랐다. 미리넷 우회상장의 창구 역할을 했다는 꼬리표때문이었다. 재상장을 준비하며 조 대표는 다짐했다. 상장에 성공하면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40% 넘는 조 대표의 보유 지분이 5년간 자진 보호예수된 이유다.
이런 포시에스가 강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술력이다. 국내 리포팅 분야에서 오즈 리포트의 점유율은 50%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최최로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든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프트웨어가 안정적이고 속도면에서는 빠른 점은 기업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영업이익률을 매년 30% 정도 유지할 수 있는 점도 자체 개발한 제품을 팔기에 가능하다.
전체 직원 110여명 중 70%는 기술 인력이다. 연구소 인력 외 컨설팅이나 제품 지원 인력도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다. 매년 매출의 15% 이상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자하기도 한다. 제품 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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