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기고]벤처투자시장 지속 성장.. 2017년 보면 안다[Market Outlook]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공개 2017-01-03 08:48:31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21호) 2017 Korea Capital Markets Outlook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9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은 벤처캐피탈 시장의 지속성장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기다. 일몰을 맞은 벤처특별법의 향방과 정부·민간의 역할 배분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브렉시트부터 최순실 사태까지, 드러난 악재는 상당부분 반영됐다. 벤처캐피탈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을까.

벤처투자시장이 주춤거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벤처캐피탈 제도가 도입된 이후 △투자재원 △신규투자 △회수 등 벤처투자 전 과정에서 나타났던 최대의 성과는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1월 신규투자금액은 2015년 11월 실적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12월 현재 투자 추세를 감안해도 2016년 전체 투자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불안한 정국이 벤처투자시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벤처투자시장은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부정적인 요인이 강하다. 언제 분위기가 바뀔지 장담하기도 어렵다.
대외적으로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2016년 상반기 내내 주식시장의 불안한 상황이 이어졌다. 벤처캐피탈의 투자금 회수에도 영향을 미쳐 불확실성이 커졌다. 2016년 하반기 또한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과 미국의 대선결과에 따른 변수 등으로 어수선했다.

대내적으로는 우선 제약·바이오 산업이 원인이 돼 힘든 고비를 맞았다. 벤처투자시장에서 최근 수년간 강한 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주목을 받아 왔던 바이오산업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계약해지 및 늑장공시로 타격을 입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거품 논란까지 재연되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벤처캐피탈의 회수는 물론 투자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

2016년 6월에는 국민연금의 투자방식이 논란이 됐다. 특정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패시브(Passive)' 방식으로 바꾸면서 기술주 및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대량 매도를 유도했다. 이로인해 코스닥시장에 대한 불안요인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최근의 정치적인 문제는 벤처투자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건 이번 정부에서 창조금융으로서 벤처캐피탈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됐다. 그만큼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도 있었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의 불안한 정세로 그동안 성장을 지속했던 벤처투자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걱정도 크다.

2017년 벤처캐피탈 시장은 지속성장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우선 1996년 제정돼 지난 20년간 정부의 벤처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근간을 이루었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특별법)'의 일몰시한이 도래한다. 벤처특별법은 지난 2007년 법의 시효를 10년간 연장한 이후 또다시 일몰을 맞게 됐다. 그냥 연장 없이 폐지될 것인지 큰 틀의 변화 없이 또 10년이 연장이 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혹은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새로운 형태의 법체계를 갖추게 될지 여부에 따라 향후 벤처정책은 중요한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된다.

특히 2017년엔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서 다양하고 차별성 있는 벤처정책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개진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특별법 개편방안에 대한 논란은 더욱 본격화되리라 예상된다.

민간부문의 역할이 얼마나 확대될 수 있는지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2005년 이후 우리나라 벤처투자시장의 성장은 대부분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이 주도한 결과다. 우리나라 벤처투자규모는 선진국 등을 비교해 보더라도 단기간에 2-3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같이 공공부문의 역할만으론 한계가 있다.

사실 정부도 민간부문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2016년 7월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일반기업에 대해 출자금의 5%를 법인세에서 감면하는 세제혜택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는 2017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같은 제도개선으로 실제 얼마나 민간부문의 출자가 확대될 수 있는지 계산해봐야 한다. 그에 따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양측의 균형 있는 벤처생태계가 가능한지의 여부도 가늠해 볼 일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정부의 벤처투자 관련예산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정부의 역할이 점차로 축소되는 것인 아닌가 하는 우려다. 2016년 모태펀드 신규예산은 하반기 조선업 위기에 대응해 관련분야에 투자하기 위한 특별예산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태다. 2017년 벤처 관련 예산도 업계의 기대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민간의 역할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마저 감소되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버텨내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하는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창업과 성장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벤처캐피탈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매우 시급한 과제다. 최근 벤처투자시장은 확대되고 창조금융으로서 벤처캐피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벤처캐피탈 또한 이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마련해 우수한 벤처캐피탈리스트를 확보해야 한다. 자율규제를 통한 공정경쟁 확보도 필요하다. 벤처캐피탈리스트 개인과 회사와의 관계나 벤처캐피탈과 벤처펀드 출자자와의 관계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갖출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이해상충방지시스템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일도 시급하다.

부정적인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2017년 벤처투자시장은 지속성장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드러난 악재는 상당 부분 이미 반영돼 더 이상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히려 벤처캐피탈의 성장과정에서 더 큰 성장을 위한 마디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다양하고 의미 있는 벤처투자 성과 또한 투자를 확대하는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말까지 사상 최대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벤처투자재원도 2017년 투자를 확대하는 데 든든한 자금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벤처투자시장의 우려와 기회를 잘 살피고 벤처투자시장의 성과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벤처캐피탈의 절실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2017년 벤처캐피탈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clip20151126143235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