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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 4년 만의 공모채 발행…시장 평가는 구조조정 착착, 재무건전성·수익성 지표 개선…차입구조 단기화 '숙제'

김병윤 기자공개 2017-01-10 08:27:3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9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가 BBB급 기업의 한계를 뚫고 2012년 이후 4년여 만에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이번 발행은 미국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 조달의 목적으로 풀이된다.

비우량 신용등급에 오랜만의 공모채 발행이라 쉽지 않은 수요모집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심리를 높일 만한 요소 역시 존재한다. 우선 리테일채권 특유의 고금리 매력을 갖추고 있고 피어그룹 대비 재무구조 개선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구계획 효과가 나타나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높아진 것.

중요한 자산매각 등이 이뤄진 덕분에 2013년 말 1조 원을 웃돌던 순차입금 규모는 3년 만에 3600억 원 정도로 줄었다. 비우호적 사업환경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수익성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차입구조의 단기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한라는 지난해부터 1년물도 발행하고 있다. 만기구조가 짧아지면서 유동성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도 개선을 위해서 차입구조를 차츰 길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라

◇4년 4개월여 만의 공모채 발행…차입금 큰 폭 감소

한라가 1년 만기 500억 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한라는 오는 1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 뒤, 오는 19일 발행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은 한화투자증권이 맡았다.

4년 4개월여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은 한라는 2017년 BBB급 회사채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한라의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인은 개선된 재무안정성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강등된 2013년 말 1조 원을 웃돌았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3624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중요한 유동성 확보처로 인식된 세인트포CC·동탄물류단지 매각 등이 이뤄진 덕분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주요 재무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71.3%, 33.3%다. 2015년 말 대비 각각 143%p, 11.9%p 낮아졌다.

수익성도 상당히 좋아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EBIT과 EBITDA는 각각 527억 원, 555억 원이다. 2015년 말 대비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동안 EBIT/매출액과 EBITDA 마진 지표 모두 4%p 늘었다.

김창현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한라의 최근 5년간 연평균 EBIT마진율은 -5.5%로 열위한 수준이지만, 2014년 이후 빠른 속도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주택원가율 개선 등에 힘입어 5.6%의 양호한 EBIT마진율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다만 장기적인 영업수익성의 지속을 위해서는 채산성이 양호한 신규 프로젝트의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신규사업 추진 성과·영업수익성 지표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만기구조 단기화 해소 필요

한라는 최근 사모채로만 시장성 자금을 조달했다. 한라는 지난해 1469억 원어치 사모채를 발행했다. 119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도 찍었다. 한라의 자금 조달은 사모화와 더불어 단기화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라는 지난해 처음으로 1년짜리 사모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단기화가 심하된 만기구조 탓에 유동성 부담도 늘었다. 지난해 말 한라의 총차입금은 3310억 원이다. 이 중 단기성차입금은 2102억 원(63.5%)이다.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 규모(292억 원) 대비 과도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한라의 보유 유동성은 단기성차입금 대비 미흡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회사채 만기 유예와 추진하고 있는 자구계획 등을 감안하면 단기 유동성 위험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모채의 만기 전까지 한라의 원리금 상환 능력이 훼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유동성 부담을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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