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맥주' VC 투자처 부상…세대 교체 바람 HB인베스트, 코리아크래프트 투자…플래티넘·더부스·장앤크래프트 등 '노크'
양정우 기자공개 2017-01-13 08:25:3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0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1위 맥주 기업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InBev)는 뉴욕 소재 블루포인트브루잉컴퍼니 등 크래프트(Craft) 맥주 기업 다수를 소유하고 있다. 사실 2위 사브밀러(SAB Miller)와의 합병도 수제 맥주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대응하려는 '사업 다각화' 시도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글로벌 맥주 산업에서 제자리를 잡은 수제 맥주가 국내 시장에서도 서서히 조명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 트렌드를 미리 읽고 투자에 나서는 벤처캐피탈이 크래프트 맥주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던 수입 맥주처럼 수제 맥주도 고속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크래프트 맥주' 글로벌 시장 트렌드…'다품종·소량생산' 소비자 눈길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은 이미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맥주 시장도 이런 변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품종·소량생산'으로 정의되는 수제 맥주는 재료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수천, 수만 가지의 맛을 낼 수 있다. 대형 양조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맥주들의 비슷한 맛보다 수백 가지의 섬세한 맛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맥주 시장의 전체 규모는 지난 2014년 기준 약 110조 원(31조 리터)에 달했다. 이 가운데 크래프트 맥주는 21조 원(3.4조 리터) 수준으로 시장점유율 1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2022년에는 시장점유율이 22%에 육박할 것이라는 시장 분석 기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0년 주류 면허세(소규모) 인하 정책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와 오하이오주 등을 중심으로 수제 맥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미국은 물론 영국과 독일, 일본 등은 중·소규모 맥주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하고 있다. 각국 시장에서 크래프트 맥주는 '틈새 상품'이 아닌 '주류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캐나딘(Canadean)에 따르면 독일은 크래프트 맥주의 시장점유율이 45%에 달하고 있다"며 "일본도 크래프트 맥주 산업이 꾸준하게 성장해 현재 1000여 종이 넘는 맥주가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투자 시장 '수제 맥주' 눈독…투자유치 추진 기업도 여럿
지난해 말부터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수제 맥주에 대한 '투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수제 맥주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시장 동향을 투자자들이 감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HB인베스트먼트는 수제 맥주 기업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이하 코리아크래프트)에 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코리아크래프트는 2014년 초 충북 음성에 생산 기지를 설립된 기업. 자체 브랜드 아크(ARK)를 토대로 각종 해외 어워드('2016년 영국 인터내셔널 비어챌린지' 등)에서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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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기 크래프트 맥주업체인 플래티넘맥주도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30억 원 안팎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2년 강남의 한 소규모 양조장에서 시작한 플래티넘맥주는 현재 충북 증평에 연산 1300만 리터 수준의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역시 수제 맥주 기업인 더부스 브루잉 컴퍼니는 지난달 P2P(개인 간 거래) 금융기업 에잇퍼센트(8퍼센트)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투자 상품(5억 원)은 단 5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앞선 관계자는 "장앤크래프트 브루어리도 최근 벤처투자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주로 국내 은행, 증권사 등과 접촉하며 4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입 맥주의 성장 추세처럼 크래프트 맥주도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10년 간 글로벌 주류 시장은 연간 2.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 지역은 5.1% 수준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인도 등에서 경제 성장에 따른 시장 구매력이 가파르게 향상하기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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