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11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초의 중국기업 상장 주관사'. 강소 증권사로 통하는 신영증권이 보유한 타이틀이다. 중국IPO의 원조인 셈이다. 신영증권은 2007년 3노드디지탈을 국내 증시에 데뷔시키며 많은 집중을 받았다. 하지만 관심은 '반짝'이었다. 중국IPO 선구자라는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게 지난 10년 동안 중국기업의 상장 주관 실적은 전무했다.

2017년 신영증권이 자존심 회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신영증권이 꺼내든 카드는 중국시장 전문인력의 영입이다. 조직 규모가 크지 않은 터에 정말로 '핵심인력' 충원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실이 바로 소광화 차장(사진)이다.


"무역회사에서 출발해 지난해 신영증권에 합류했다. 입사하면서 신영증권이 굉장히 신중한 조직이라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정말 좋은 인재를 원하고 있구나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중국의 태양광조명업체 윈첸스솔라홀딩스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조만간 추가적인 딜도 나올 전망이다. 점차 소 차장의 영입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음주 중국으로 출장간다. 지난해 계약을 체결한 윈첸스솔라홀딩스를 포함해, 중국기업 2곳 정도를 더 둘러볼 예정이다. 딜이 잘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소 차장을 영입하기 전 박정필 이사를 합류시켰다. 박 이사는 3노드디지탈 딜에도 참여한 베테랑이다.

"해외IPO 팀이 꾸려진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잘 가고 있다. 신영증권에 합류할 때 약속했던 인력충원이나 업무지원 등이 잘 이뤄지고 있다. 업무 환경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소 차장은 스스로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대만에서 보낸 학창시절을 언급했다.

"대만에서 공부한 덕분에 중국어를 잘한다. 또 대만 출신이라는 점은 업무에 상당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에 중국기업을 소개시켜주는 브로커들이 있다. 이들이 1차적으로 중국기업을 선별하는 역할도 하는데, 이들과의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나름 이 부분을 잘 관리하고 있다"

소 차장이 증권업계에서 첫 발을 내딛은 분야도 특기인 중국어를 살린 중국 관련 업무다.

"2002년 증권사에 입사한 뒤 국제팀에서 업무를 했다. 당시 중국과 관련된 사업이 굉장히 많은 분위기였다. 중간 중간 다른 업무를 했지만 중국과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경쟁력을 서서히 키울 수 있었다"

중국IPO는 증권사 입장에서 '양날의 검'에 비유된다. 넉넉한 수수료는 긍정적이지만,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불안감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덩달아 주관사의 입지도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하지만 소 차장은 중국기업에 대한 과감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중국기업에서 부정적 이슈들이 터지자 증권사들은 중국 관련 업무를 크게 줄였다. 아직까지 시장에도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은 분명 남아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옥석가리기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중국기업에 무조건적으로 부정적 꼬리표를 다는 것은 옳지 않다"

일각에서는 중국기업 중 신뢰성이 다소 떨어지는 소위 '마이너 기업'이 국내 증시를 선호한다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 차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의 100대 기업, 아니 500대 기업 중 국내 증시를 고려하는 곳이 있을까. 500대 기업이면 충분히 몸값이 조 단위에 이른다. 안타깝게도 그런 기업들은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을 최우선적으로 염두할 것이다. 그렇다고 국내로 눈을 돌린 기업들이 안 좋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상장한 곳 중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어도 손색없는 곳도 있었다고 본다"

신영증권 뿐만 아니라 많은 증권사들이 중국 IPO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련해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 현지인을 채용하는 등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증권사별 차별화 전략도 중요하지만 국내 시장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IPO와 관련해서는 회계·법률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단순 회계사나 변호사를 뜻하는 게 아니다. 정말 중국이라는 시장의 문화를 이해하고, 변화를 잘 감지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 능력을 키운다면 중국IPO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