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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주식시장 [WM라운지]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증권운용본부장공개 2017-01-26 09:57:2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4일 0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을 스타일로 나눌 때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가 성장주와 가치주의 콘셉트다. 주식에 내재된 가치 즉, 회사의 수익 창출 능력이나 배당을 주는 능력과 시중금리를 비교, 주식 투자시 감안해야 하는 가격 하락 위험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주식을 가치주라 부른다.

반면 성장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현재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크기가 투자된 자본에 비해 적어서 배당 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주식이 있다. 업황이라도 안좋다 싶으면 평소 고평가된 주가때문에 가격 하락에 대한 위험을 크게 감수해야 하는 이러한 주식을 우리는 성장주로 구분한다. 영원한 숙제처럼 펀드 이름엔 '가치OO펀드', '성장OO펀드'라는 개념이 붙었고, 이는 소위 액티브 펀드의 대명사가 되었다.

성장주와 가치주는 미국 주식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고평가됐다고 이야기할 때 늘 등장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미국 주식시장의 22%를 차지, 시가총액 비중 1위인 IT산업과 2위(13%)를 차지하는 헬스케어 산업은 보통 성장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1월 7일 트럼프 후보자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보다는 전통의 미국 기업들이 주로 포함돼있는 다우지수를 중심으로 랠리를 지속해왔다. 트럼프 정책의 수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이러한 주식시장의 흐름에 쉼표(,)의 역할을 해주었다.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열린 올해 CES의 키워드는 음성인식, 자율주행, IoT(Internet of Things) 등으로 요약된다. 아마존의 음성인식기능 알렉사를 탑재한 화웨이의 스마트폰부터 포드의 커넥티드카까지. 아마존의 음성인식기술은 CES를 압도했고,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은 시험주행 단계를 넘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것인가의 단계로 진화했다.

한국경제가 직면한 어려움들과 2070포인트의 종합지수가 어색한 동거를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해답 또한 CES에서 찾아볼 수 있다.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자칫 소외될 뻔 했던 한국경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글로벌 1위 반도체 강국으로 인식됐다. 두 회사에 대한 외국인 매수가 집중됐고 이는 체감 경기 지표와는 다른 종합지수를 만들어냈다. IoT에 장착될 반도체와 자율주행 등에서 생성될 수많은 빅데이터를 처리할 대용량 서버에 이르기까지 반도체없는 4차 산업혁명은 상상하기 어렵다. 트럼프 집권 이후에 환율조작국 이슈라도 나온다면, 예상되는 원화강세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보너스다.

공급과잉의 시대, 성장이 희소한 시대에 접하는 새로운 성장 스토리는 잿빛 경제전망에 선사하는 상쾌한 햇살같은 존재다. 관세 인상을 통한 자국 산업 보호 등 트럼프의 공약들을 보며 '일자리가 불안하면 법을 고쳐 모두 정규직으로 만들면 되지'식의 억지 해법을 접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

CES가 보여준 기업들의 고민과 혁신 그리고 이에 반응하는 한국과 미국의 주식시장을 보면서 정치인 한 명의 변수로 움직이는 비정상적인 시장이 아닌 집단지성이 비추는 조명을 따라 작동하는 정상적 시장을 보는 것 같아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다.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상무

미래에셋·서울증권 자산운용본부 자산운용역
미래에셋증권 국내 및 AI, 해외펀드 마케팅팀장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
미래에셋생명보험 변액보험운용실장
미래에셋생명보험 고객자산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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