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24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기업 에이비온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이 울상이다. 에이비온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했다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의 에이비온 투자금 회수에 적색등이 켜졌다.24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나우IB캐피탈, 산은캐피탈,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UQI파트너스 등은 운용하고 있는 벤처조합이나 고유계정 등으로 에이비온 주식을 투자·보유하고 있다.
에이비온은 2007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학내 벤처로 시작됐다. 2012년 ㈜이젠바이오, ㈜연구넷 등과 합병한 후 항암제를 비롯해 난치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나우IB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유치한 후 2014년 7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ABN101을 비롯해 자궁경부암용 핵산치료제(siRNA) ABN301, c-Met 저해제 ABN401 등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에이비온은 NH투자증권이 만든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8호와 합병을 결정했다고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기업데이터에서 받은 기술평가등급을 코스닥 이전 상장에 적극 활용하려 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에이비온의 코스닥 이전 상장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에이비온이 스팩합병 추진 발표를 한 지 3개월만에 한국거래소는 합병 미승인을 지난 20일 통보했다. 에이비온과 스팩 양사간 주주들의 합병 승인을 받기도 전에 금융당국에서 합병을 제지했다.
에이비온의 주력 개발 치료제가 아직 개발 초기단계라는 점이 합병 미승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들이 비임상이거나 후보물질 단계라 기술성이나 사업성을 판단하기 이르다고 판단한 듯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약품 사태 등으로 금융당국에서 바이오업종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며 "바이오기업을 상장 심사를 할 때 과거와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졌음을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들은 대부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에이비온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벤처캐피탈은 한국투자파트너스다. 2013년 2월 첫 투자를 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에이비온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로 주식을 확보했다. 현재 78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LB인베스트먼트와 나우IB캐피탈은 각각 72만여주, 55만여주씩 에이비온 주식을 가지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에이비온은 개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자본시장에 빨리 진입해야 한다"며 "그런데 합병 미승인으로 당분간 상장 재도전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듯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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