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노린 선진국 국채 투자 '끝났다' 정부, 환프리미엄에 과세키로…환프리미엄 회복도 요원
이승우 기자공개 2017-02-02 06:30:0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5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외화채권 환헤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프리미엄을 이자 소득으로 간주, 과세 방침을 정하면서 절세 효과를 노린 선진국 국채 투자가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환 프리미엄이 디스카운트로 전환된 상태라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고 이후 회복이 된다 하더라도 세금 문제로 인해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저금리 혹은 제로 쿠폰 선진국 국채 투자는 환차익을 노린 상품이어서 과세가 될 경우 투자 유인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정부, 환차익 비과세 겨냥 세법 개정
정부는 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종금융상품의 이자 및 배당소득 과세근거를 보완, 해외 저금리 채권에 환 헤지용 선물환 계약이 이뤄진 상품에 대한 과세 근거를 마련했다. 기획재정부는 신종금융상품을 통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시행령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재정부는 과거 엔화스왑예금 비과세 문제가 불거졌을 때와 같은 논리를 적용했다. '금융회사가 직접 개발하고 판매한 이자·배당상품'이고 '파생상품 거래가 동일한 금융회사에서 발생하고 해당 금융회사가 이자·배당상품 및 파생상품의 이익을 지급하게 될 경우'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전체 수익에 대한 과세를 내린 것이다.
외화채권의 경우 엔화스왑예금에 적용된 조항과 더불어 '계약시점에 현금흐름의 예측이 가능한 경우'라는 조항을 더 달았다. 즉 외화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환헤지 계약에서 발생하는 프리미엄을 하나의 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보고 과세를 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저금리 선진국 채권 투자에서 발생하는 쿠폰 이자와 환헤지 프리미엄이 이자 소득 하나로 간주된다. 기존에는 환헤지 프리미엄이 비과세여서 절세 효과를 노린 자산가들이 제로쿠폰 선진국 국채 투자에 적극 나섰다. 제로쿠폰 선진국 국채에서 발생하는 채권이자 소득은 없지만 환헤지 계약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과세가 되지 않는 맹점을 노린 것이다.
예를 들어 최고 세율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국내 1년 만기 3% 금리 채권에 1억 원을 투자해 300만 원의 이자를 받게 되면 세금 125만 4000원을 내야 해 실질 수익은 174만6000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제로 쿠폰이고 환헤지 프리미엄으로 1.74%를 얻게 되는 일본 국채에 투자하게 되면 174만원이 그대로 실수익으로 잡히게 된다. 1.75%는 채권 이자가 아닌 환헤지 프리미엄으로 생긴 소득으로 1.74% 일본 국채 투자가 실제로는 3%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금리가 없는 일본 국채나 프랑스 국채에 적극 투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일본국채와 프랑스 국채 투자의 선봉에 있었다.
◇환 프리미엄은 이미 디스카운트, 투자 사실상 종료
정부가 과세 기준 마련으로 세제 혜택이 사라진 것 외에도 선진국 국채 투자는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해도 힘든 상태다. 비과세의 대상이 됐던 환헤지 프리미엄이 이미 디스카운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아예 수익이 나지 않는 투자 상품으로 전락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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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선진국 국채 투자가 재개될 가능성도 낮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제로금리 발행 국채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프랑스, 독일 등은 그동안 제로 혹은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발행해 왔는데 미국 금리 인상을 지켜볼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자가 붙은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자가 발생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자산가들의 투자 상품으로서 조건이 상실되게 된다. 이미 이들 국가의 국채 금리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게다가 선진국 금리 상승은 환헤지 비용 증가를 유발하게 된다. 선진국 국채 투자는 금리보다는 환헤지를 통해 발생하는 스왑 프리미엄이 주된 목적인데 선진국과 한국의 금리 차가 줄어들수록 스왑 프리미엄은 사라지게 된다.
이미 주요 선진국 통화와의 환헤지로 인한 프리미엄은 마이너스 상태다. 환프리미엄이 다시 생겨 난다 하더라도 세금을 내고도 이익이 남을 정도의 수익이 나야 한다. 금리와 환율은 서로 상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이자가 없는 선진국 국채에 투자한 이유는 단 한가지였는데 이는 환헤지 계약을 통해 얻게 되는 환 프리미엄 때문이었다"며 "정부가 이를 겨냥해 과세를 하게 됐기도 하고 금리와 환율의 매커니즘상 선진국 국채 투자 상품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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