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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채권단 실사 결과 인정할까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정보 전달 협조, 예상 외 긍정적 반응…독자 실사도 하지 않아

윤 동 기자공개 2017-01-31 09:57:29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6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은 최근 육류담보대출(미트론) 사기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금융회사(이하 채권단)의 실사단에 자신의 정보 일부를 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채권단의 실사에 대항해 독자적인 실사를 진행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양생명은 그동안 채권단과 선을 긋고 단독으로 사건에 대응하고 있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동양생명이 채권단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별개로 실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돼 왔다. 그러나 최근 행보를 감안하면 동양생명이 채권단의 실사 결과만큼은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이 지난 24일 회계법인으로부터 제출받은 냉동창고 실사보고서에는 동양생영의 담보물 및 피해 규모도 모두 포함됐다. 채권단 측은 동양생명이 담보물량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등 예상보다는 실사에 협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동양생명은 채권단 실사와는 별개로 자체적으로 실사를 진행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작업은 진행하고 있지만 별도로 회계법인을 고용해 전수적인 실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직 동양생명은 채권단의 실사 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정보를 알려줬으며 독자적인 실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단의 실사 결과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당초 동양생명의 대응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달 초 동양생명은 채권단과 선을 긋고 독자 노선을 채택하면서 채권단의 실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동양생명이 독자적으로 실사를 진행한 이후 담보물에 대한 소유권을 광범위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시각이었다.

실제 동양생명은 이달 초 보험업권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틀 초청해 채권단을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이 같은 관측이 더욱 힘을 얻었다. 당시 설명회에 참석했던 애널리스트는 "(동양생명은) 법적인 자문을 구한 결과, 창고 보관증을 토대로 날짜가 우선 등록된 채권자에게 담보물에 대한 우선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동양생명이 실사 결과를 인정하게 된다면 일단 문제가 더 복잡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생명이 독자적인 실사를 진행했다면 이 결과를 채권단의 실사 결과와 확인하고 대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경우 양측의 시각차에 따라 상당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동양생명이 채권단의 실사 결과를 인정하더라도 뒤늦게 채권단에 합류하거나 채권단에 속한 금융사와 협의를 통해 담보물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독자적으로 실사를 하지 않았을 뿐 여전히 남아있는 담보물의 우선권을 놓고 다른 채권자와 법정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때문에 채권단에서는 최종적인 피해 수습까지 장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채권단의 실사 결과를 인정한다면 문제가 더 복잡해지는 일은 막을 수 있다"며 "다만 동양생명이 소송 카드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결국 최종 목적지는 법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생명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두 차례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육류담보대출 잔액은 3803억 원이며, 이 중 연체금액은 2837억 원이라고 밝혔다. 또 육류담보대출 관리과정에서 담보물 창고검사 중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가 발견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육류담보대출 전체 피해규모가 최대 6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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