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리니지 대박, '엔씨'는 웃지 못했다 [인더스트리 맞수열전/게임]②로열티 수입 불구 자존심 상처…모바일 영역 한계 드러내
민경문 기자공개 2017-02-06 16:13:2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3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을 지켜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심정은 어떠할까. 단순히 계산하면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도 전혀 나쁠 것이 없어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주요 주주(9.8%)다. 어떤 식으로든 이익이 환원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리니지에 대한 지적재산권(IP) 수입도 마찬가지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주가 상승 배경은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양측은 리니지 IP를 둘러싼 로열티 계약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약 10%의 IP 로열티를 챙길 것으로 추정한다. 리니지2레볼루션의 한달 매출이 2060억 원이라면 유통 플랫폼인 구글(플레이스토어) 및 애플(앱스토어)이 30%(618억원)를 입점 수수료로 떼가고, 엔씨소프트는 10%인 206억 원 가량을 로열티로 가져간다는 얘기다.
9대 1의 수익 배분은 엔씨소프트가 IP만 제공했다는 점에서 적정 수준의 비율로 파악된다. 다만 리니지2 레볼루션에 대한 공동 개발과 퍼블리싱까지 참여했다면 더 많은 수익 배분을 요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넷마블게임즈의 이번 성공을 마냥 기분 좋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 레볼루션의 개발에 처음부터 굳이 나서지 않았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전문가들은 모바일게임 영역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불안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온라인 최강자지만 지난해 9월까지 모바일게임 실적이 전무했던 엔씨소프트였다. 모바일 게임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섣불리 접근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진출작인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성적이 기대 이하라는 점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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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IP 제공과 자체 개발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노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게임 개발에는 막대한 제작비와 함께 퍼블리싱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모바일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한 비용을 감수하기 보다는 넷마블게임즈에 전권을 넘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웹젠이 뮤 IP 등을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은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출시 한달 전 베타테스트 단계부터 유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며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아무도 이 정도 대박을 예상하진 못했다. 엔씨소프트도 마찬가지였다. 레볼루션에 일주일 앞서 출시한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반응은 미미했던 상황. 정작 IP소유주로서 이를 지켜봐야 했던 엔씨소프트 경영진의 충격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방준혁 의장과 김택진 대표의 자존심 싸움도 한몫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가 외형상 주식스왑으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지만 시장은 두 사람의 라이벌 관계에 주목한다. 김 대표와 달리 엔지니어도 아니고 엘리트 코스를 밟지도 않은 방 의장이 '리니지 모바일 혁명'의 주역으로 부상했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 입장에선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을 보면서 자존심이 적잖이 상했을 것"이라며 "수익 비율(9대 1)의 경우 어차피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low risk low return) 방식의 투자였기 때문에 꼭 불리한 조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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