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안방생명 효자 평가 바뀌나 실적·주가급락…중국 모회사 손상차손까지 이어질지 관심
안영훈 기자공개 2017-02-07 10:12:3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6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육류담보대출 사기에 휘말린 동양생명의 주가가 채 두달도 안돼 30%가량 하락했다. 당장 시장의 관심은 동양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생명보험유한회사(Anbang Life Insurance Co.,Ltd., 이하 안방생명보험)가 동양생명 지분투자에 대해 손상차손에 나설지 여부다.지난해 12월 중순 동양생명의 주가는 1년래 최고가인 1만4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수익(누계 기준)이 2000억 원을 넘어서며 2015년 한해 수익(1579억 원)을 상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육류담보대출 사기에 휘말리면서 동양생명은 2662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해야만 했다. 사상 최대를 기대했던 2016년 당기순이익은 3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2% 감소했다.
저조한 실적은 주가에 반영돼 동양생명의 주가는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1만100원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동양생명의 실적저하에 따른 주가하락이 대주주인 중국 안방생명보험의 손상차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 16일 안방생명보험은 장외매수를 통해 동양생명의 주식 6777만9432주를 주당 1만7200원에 인수했다. 당시 동양생명의 주가는 1만4250원으로, 안방생명보험은 시장가격외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주당 2950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중국 안방생명보험의 유가증권 손상차손 기준은 알려지지 않았다. 동양생명의 현재 주가는 주당 인수가격의 59%에 불과하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취득가에서 30% 혹은 50% 하락할 경우 손상차손에 나서는 것을 감안하면 안방생명보험은 동양생명 투자에 대해 바로 손상차손에 나서거나 손상차손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단 안방생명보험은 동양생명 투자가 단순 주식 투자가 아닌 M&A라는 점을 들어 손상차손을 피할 수도 있다. 동양생명 주당 인수가에는 시장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이 녹아있다. 현재처럼 인수가격이 시장가치인 주가를 밑돌 경우 시장가치 대신 사용가치(EV)를 손상차손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다. 사용가치를 기준점으로 삼아 30% 혹은 50% 하락시 손상차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장가치보다 사용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한편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이 표면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동양생명은 안방생명보험의 자랑거리였다. 안방생명보험은 동양생명 외에도 벨기에 나겔마커스은행(Nagelmackers NV)과 피데아보험(Fidea NV), 네덜란드 비밧보험(VIVAT Verzekeringen NV) 등을 인수했지만 중국내 자사 홈페이지에 인수 성과를 대대적으로 알린 곳은 동양생명 뿐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안방생명보험은 자사 홈페이지에 "동양생명이 안방에 인수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1989년 창립 이래 최고 업적을 일궜다"며 "이 같은 실적은 안방의 운영이념이 한국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결과"라고 동양생명 인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효자였던 동양생명의 실적과 주가는 급락했고, 효자 자회사라고 평가받은 동양생명은 안방생명보험 2016년 결산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손상차손 위험까지 떠넘기게 됐다.
안방생명보험은 지난해 3월 229%였던 핵심상환능력비율(국내 RBC비율과 같은 개념)이 지난해 9월 159%로 떨어졌다. 중국 보험감독 당국의 권고치 150% 기준선에 근접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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