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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이재용 두번째 구속심사, 변수는 '反기업정서'혐의·증거 대동소이… 삼성, 민심 영향 '영장 발부' 가능성 우려

정호창 기자공개 2017-02-15 08:18:42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4일 1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재청구해 삼성그룹이 다시 '총수 부재' 위기에 직면했다. 17일 새벽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와 증거 보단 '촛불 집회'로 대변되는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과 반(反)기업 정서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이 부회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달 19일 1차 영장 청구가 기각된 지 26일 만이다. 박 사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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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6일 오전 10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며, 심사는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사법연수원 31기)가 맡는 것으로 결정됐다. 특검과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이 방대한 자료를 준비해 영장실질심사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법원의 구속여부 판단은 17일 새벽께나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이 지난달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후 3주간 보강수사를 펼쳐 영장 재청구에 나섰지만 혐의 내용과 제출 증거, 구속 필요성 논리 등은 1차 청구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주된 범죄내용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게 430억 원대의 뇌물을 제공하고 경영권 확보 등의 특혜를 얻었다는 뇌물공여 혐의다.

이번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후 삼성그룹 순환출자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외압을 행사해 통합 삼성물산 주식 처분량을 1000만 주에서 500만 주로 줄이는 특혜를 얻었다는 내용 등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특검이 의심하고 있는 공정위 특혜가 전혀 없었고, 청탁이 필요하지도 않았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밖에 적자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관련해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법조계에선 특검의 이번 구속영장 재청구에 대해 '다소 무리한 시도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으로만 보면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가 명확한 증거가 아닌 정황을 통해 추론한 '의심'에 가깝고, 특검이 뇌물 수수자로 지목된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전혀 진행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정위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됐다고 하지만, 뇌물죄 입증에 필요한 청탁과 보상 등의 증거가 명확치 않아 법리상 다툼의 소지가 커 지난번처럼 법원이 영장기각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며 "이 부회장을 구속하지 않더라도 기소에 문제가 없는데 구속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원 판단에 작용할 변수는 국민 여론이다. 앞선 관계자는 "특검이 배수진을 친 상태로 증거 등을 보강해 구속영장 재청구에 나섰고, 지난번 기각 판결 이후 조의연 판사와 법원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된 점 등을 이번 심사를 맡은 한 판사가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영장 발부는 혐의 내용에 대한 유·무죄 판결이 아니기에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있어 한 판사가 민심을 반영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의 고민 역시 같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해 적용된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은 지난번 영장심사에서 소명해 법원에서도 구속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며 "이번에도 법리적으론 충분히 해명하고 대응할 자신이 있지만, 우리 사회가 워낙 국민들의 감정에 따른 정서법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라 법원 판단에 최근의 반(反)기업 정서 등이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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