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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은행권, 수천개 협력업체 파장 '촉각'이재용 구속, 일감수주 등 후폭풍 가능성…리스크 점검 본격화

김선규 기자공개 2017-02-20 10:57:44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결국 구속하면서 은행권 역시 파장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삼성그룹 계열 자체보다 수천 개에 이르는 협력업체들에 후폭풍이 미칠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17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되면서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이로 인해 불거질 수 있는 리스크 점검 절차에 돌입했다. 삼성그룹 자체에는 심각한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 협력업체들이 일감 수주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사업계획 및 투자가 축소될 경우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그동안 공격적으로 진행해왔던 사업안들이 '올스톱'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이 경우 발주 물량 수주를 기대했던 협력업체들은 연쇄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들은 이에 따라 삼성그룹과 엮인 협력업체들에 대한 집중 점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협력업체의 매출 및 수익에 있어 주된 축이기 때문에 향후 사업계획 차질 여부에 따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며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추가 여신 지원 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부실이 우려됐던 삼성그룹 계열들 역시 집중 모니터링 대상에 등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삼성중공업 등 재무부실이 큰 회사 역시 존재한다. 금융권에서는 최악의 경우라도 삼성그룹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들 부실 계열에 긍정적 평가를 내려왔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타 기업에 비해 재무적으로 뛰어나고, 은행권 여신 규모도 크지 않아 파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여신심사나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모니터링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이 통상 기업 여신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구속만으로 큰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특히 시중 은행이 쥐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 여신 규모가 크지 않아 과도한 대응 방안 찾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시중은행 내부에서는 한진해운 파산선고로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그룹 리스크마저 부각되자 불안하다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파산과 맞물려 삼성 오너 리스크로 협력업체들이 상당 부분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며 "1차 협력업체에 이어 2차, 3차 협력업체들까지 파장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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