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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이재용式 혁신 중단, 표류하는 뉴삼성인사·조직개편 무기한 연기… 멈춰선 경영시계

김성미 기자공개 2017-02-17 08:17:12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 혁신안이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사장단 인사, 계열사별 조직 개편, 경영 쇄신안 등 주요 이슈가 모두 기약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10월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르며 삼성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스타트업 삼성'을 선언하고 올해 대대적인 혁신을 준비해 왔다. 이에 따라 그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3세 경영시대가 올해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치 못한 '최순실 게이트' 연루로 영어의 몸이 되면서 그가 준비한 혁신 계획은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크기변환_이재용 2차 영장심사
이 부회장의 승인이 필요한 그룹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이와 맞물려 있는 계열사별 조직 개편도 당분간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급변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 맞춰 매년 조직 개편을 단행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체제를 유지하면서 소폭의 변화만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이 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한 사업에 인재들이 투입되고 이들이 경영 일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로선 기존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전문경영인(CEO) 체제에서 진행할 수 있는 기존 사업보단 최고 의결권자의 결단이 필요한 신사업 추진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IT·모바일(IM)부문은 시장의 흐름에 따라 조직과 인력에 변화를 줘 왔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무선사업부·네트워크사업부 등의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부터 영위해 온 스마트폰 사업은 정형화된 일정에 따라 안정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사업들은 원활한 진행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해 말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제4차 산업혁명에 맞춰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역시 인사 및 조직개편 연기로 인력 구성도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5G 사업을 주도하기 위해 네트워크사업부의 조직 개편도 예고됐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차질을 막기 위해 다음 달 예정대로 부장, 차장, 과장 등 간부급 직원 인사는 시행할 것으로 보이나 사장·임원 인사가 단행되기 어려운 만큼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스타트업 컬처 혁신 방안을 다음 달 1일부터 적용하면서 직원 인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재계 일각에선 미래전략실을 공식 해체하는 시점에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성명과 그룹 쇄신안을 전격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이 또한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2008년 4월 삼성 특검 직후 이건희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삼성그룹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부회장 부재로 이행이 불가능해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주도로 기존 사업은 진행되겠지만 대규모 투자, 신사업 추진 등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은 전부 홀딩될 것"이라며 "시의성을 놓쳐선 안 되는 일들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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