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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 분사, 간편결제시장 재편 도화선되나 마케팅 경쟁 촉발, 수익성 하락 전망… 5강 체제 심화 가능성

김나영 기자/ 정호창 기자공개 2017-02-20 08:27:2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가 페이코 분사를 결정함에 따라 국내 간편결제시장의 경쟁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사를 통해 독립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갖추게 되는 페이코가 공격적인 마케팅과 홍보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간편결제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론 수십 개 업체가 난립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간편결제시장의 재편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 심화, 업계 비용부담 증가 전망

페이코는 NHN엔터가 옛 NHN에서 2013년 8월 분사한 후 사업화를 준비한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온·오프라인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 지원을 표방하며 2015년 8월 론칭했다. 누적 가입자 수는 630만 명 수준이며 누적 결제액 1조 1000억 원, 월 결제액 1100억 원으로 온라인 페이 업계 3강으로 꼽힌다.

NHN엔터는 사업부 간 책임경영 강화를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와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최근 페이코 분사를 결정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페이코가 NHN엔터의 100% 자회사가 되는 방식의 분사이며 오는 4월 초 분할이 이뤄질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선 페이코가 NHN엔터에서 독립해 간편결제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만큼 향후 전보다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NHN엔터가 결제사업에 전념해 서비스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페이코 분사를 결정한 만큼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해 마케팅과 홍보 활동을 전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사들도 마케팅비 확대 등 대응 방안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페이코를 시작으로 간편결제업체들이 마케팅 경쟁 강화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열악한 수익구조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업체들이 통상 결제금액의 3.5% 가량을 수수료로 받고 있지만 이익은 나지 않는 구조"라며 "대부분의 사업자가 아직 서비스 론칭 후 초기 단계라 가입자 모집을 위한 홍보와 마케팅에 매출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인데 당분간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체 대부분이 적자를 내면서도 마케팅비 지출을 줄이지 못하는 것은 비용이 들더라도 초기에 시장을 선점해 최상위 사업자로 올라서면 그간의 지출을 단숨에 만회할 수 있다는 보기 때문이다. 연간 70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국내 신용·체크카드 결제 시장이 점차 간편결제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이란 기대감이 근거다.

◇30여 업체 경쟁… 네이버·카카오·삼성·SSG·페이코 5강 재편 '무게'

국내 간편결제시장은 최근 2~3년간 20~30여 개 업체가 난립해 경쟁을 펼치는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사업자 수가 많은 만큼 사업방식도 다양하다. 직접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해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 있고, 기존 전자지급결제대행(Payment Gateway, PG) 업체와 제휴해 플랫폼 역할만 수행하는 곳도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방식을 불문하고 아직 마케팅 등 영업비용이 매출보다 커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선 국내 간편결제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페이코를 비롯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SSG페이 등 5개 업체를 꼽고 있다. 포털 및 온라인 분야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전자업계의 삼성페이와 유통업계 SSG페이(신세계)를 합쳐 '5강'으로 분류한다. 향후 시장 구도를 바꿀 변수로는 외국계인 애플페이와 구글페이 등이 거론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간편결제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경우 아직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구조 탓에 이 같은 5강 구조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인 애플과 구글이 향후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점유율을 높이느냐에 따라 시장 구도가 달라질 수 있으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 가입자 기반과 인지도가 약한 후발주자들이 비용 부담으로 대거 이탈해 5강 구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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