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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되는 결제시장]NHN한국사이버결제, '페이코' 벗어나려면연계 사업에만 집중, 자체 성장 기반 마련 위해 다각화 절실

안경주 기자공개 2016-08-26 09:37:4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5일 0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PG(Payment Gateway, 전자결제대행업) 업계 3위사인 NHN한국사이버결제(이하 NHN KCP)의 경영전략은 NHN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편입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KB국민카드·비씨카드 등 5개 신용카드사에 의해 설립된 NHN KPC(당시 한국사이버결제)는 그동안 PG 사업과 VAN(부가가치통신망, 이하 밴) 사업을 함께 영위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을 모색했다. NHN KCP가 추진하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휴대폰 결제시장 진출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2014년 9월 NHN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편입된 후 NHN KCP는 경영전략에 변화를 줬다. 자체적인 사업보다는 모회사인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의 성장을 뒷받침해주는데 집중했다. 우선 순위가 페이코의 시장 안착을 돕는 역할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NHN KCP의 이 같은 경영전략 변화는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O2O(온·오프라인 연계) 결제시장의 확대로 결제대행업계, 특히 PG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 성장 기반 마련에 나설 때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자칫 과거처럼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실적 악화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국내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

◇NHN KCP, '페이코' 성장 뒷받침 일변도 전략

NHN KCP는 지난 2014년 9월 NHN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전자상거래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지분 30.15%를 취득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취득 당시 NHN KCP가 동남아 등 해외진출을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라인·밴드'를 활용한 결제서비스 제휴 등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자회사로 편입된지 2년 동안 NHN KCP는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가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라인을 활용한 결제서비스 제휴는 물건너 갔다. 오히려 네이버(네이버페이)와 결제시장에서 경쟁을 하게 됐다.

여기에 NHN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페이코의 시장 선점을 위해 NHN KCP은 성장을 포기한 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 결과 NHN KCP가 보유한 약 17만개의 가맹점에서 페이코 결제를 지원하도록 했다.

페이코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가입자(고객) 수 뿐만 아니라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도 많아야 한다. 고객이 쇼핑몰과 같은 가맹점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결제를 할 수 없다면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파급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네이버페이는 1600만 명의 가입자와 약 10만개에 이르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까지 누적결제액이 1조8000억 원에 이른다. 반면 지난해 네이버페이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시럽페이는 240만 명의 가입자와 약 6만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시럽페이의 누적결제액은 4300억 원 가량으로 25%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NHN엔터테인먼트가 페이코 출시를 앞두고 NHN KCP의 온·오프라인 결제시스템 노하우를 얻고자 했던 것도 있지만 약 17만개에 달하는 인프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NHN KCP의 사업계획이 대부분 페이코를 지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NHN KCP만의 사업이 부각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NHN KCP 실적 추이

◇경영전략 변화? 성장동력 필요

페이코의 시장 확대로 인해 NHN KCP의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NHN KCP의 올해 상반기 PG사업 매출은 10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642억 원과 비교해 58.1% 증가했다.

이는 페이코가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린 영향이다. 페이코는 오프라인 결제 시에도 PG망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페이코의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는 NHN KCP의 PG 매출 증가로 연결된다.

하지만 NHN KPC의 중장기 성장을 고려한다면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PG시장 점유율이 고착화됐다는 점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NHN KCP는 오히려 페이코와 관련한 사업에 집중되면서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PG업계 상위 3사(KG이니시스·LG유플러스·NHN KCP)의 시장점유율은 80%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간편결제 확산 등으로 신규 사업자가 경쟁에 뛰어들고 기존 사업자들이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 시장점유율 변동을 불러올 수 있고, 이는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PG업계 상위 3사 가운데 2010년 이후 시장점유율이 감소한 곳은 NHN KCP 뿐이다. NHN KCP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23%였으나 2015년 20%로 하락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PG 업계의 시장점유율은 수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간편결제의 등장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NHN KCP도) 성장을 위한 사업다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한정되지 않고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G이니시스, 나이스정보통신 등이 해외에서 PG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NHN KCP 비즈니스 모델

물론 NHN KCP도 지난 2014년 베트남 휴대폰 결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하지만 NHN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로 유야무야된 상태다. NHN KCP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가맹점을 비롯한 결제서비스 네트워크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 연락 사무소 수준으로만 운영하고 있다"며 "당분간 해외시장 진출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O2O 결제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당장의 성과가 미흡하더라도 꾸준히 해외시장 진출과 같은 새로운 사업을 타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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