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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삼성생명, 미전실 '바통' 받을까3월내 해체 논의 '급물살'…금융 관리 역할 전담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7-02-28 09:35:2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4일 1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미전실이 갖고 있던 힘의 중심추가 어떤 계열을 향할 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주사인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으로 미전실 역할이 분할돼 옮겨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생명은 금융계열을 관리하는 중간지주사로서 역할과 권한을 보다 강화시키게 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미전실 해체 방안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됐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장(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일부 알려지면서 해체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이미 미전실 해체를 결정했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과 특검 등 수사 일정을 이유로 시기를 지속해서 미뤄왔다.

미전실 해체시 기존 기능과 인력은 각기 계열로 흡수가 불가피하다. 미전실 소속 직원들은 현재 모두 삼성전자 소속으로 돼 있다. 과거 이들 직원들의 급여 문제에 대한 세무당국의 지적 등을 이유로 각기 계열에 소속돼 있던 직원을 모두 삼성전자로 돌렸다.

다만 미전실을 해체할 경우 이들 직원을 모두 삼성전자의 각 실무팀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전실은 그룹의 구조조정실 역할로서 경영상 굵직한 현안들을 모두 관리해왔다. 특검과 이 부회장의 뇌물죄 재판 등 이슈들도 당분간 이곳 인력들이 집중 관리를 해야 한다. 따라서 미전실을 해체하더라도 그 역할은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

힘의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에버랜드를 품에 안은 제일모직과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했고 지주사로서 입지도 확고히했다. 다만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삼성물산으로 미전실 권한을 그대로 옮기는 모습을 보일 경우 또 다른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미전실이 사실상 '옷'만 바꿔입은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볼 때 미전실의 기능을 몇몇 계열에서 분담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그리고 삼성생명이 미전실 역할을 흡수하는 방편이다.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관리라는 지주사로서 미전실 역할을 수행하고 삼성전자는 제조 계열의 사업 관리, 삼성생명은 나머지 금융 계열의 경영 관리 주체로서 미전실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상성금융서비스(100%)와 삼성SRA자산운용 등 7여개 자회사를 거느리며 삼성그룹의 금융업을 다스리는 중간지주사로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있다. 삼성화재해상보험 지분도 15%를 보유해 이곳이 거느린 금융 계열들과도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지배구조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봤을 때도 삼성그룹이 애착을 갖고 있는 금융계열을 직접 관리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태다.

삼성그룹이 안고 있는 큰 숙제 중 하나가 삼성생명의 지배구조 정리 문제라는 점도 미전실 일부 기능을 이곳에 나눠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의 근거가 된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비금융계열과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한 금융지주사를 설립할 것이란 관측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이를 완료해야만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지배력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기존 미전실의 인력 분배 측면에서 봤을 때도 삼성생명에 미전실 기능과 인력을 분산시킬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고 있다. 삼성그룹 미전실에는 임원급 직원만 50여명, 나머지 직원까지 합치면 150여명에 달하는 인력들이 근무 중이다. 이 중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의 업무를 전담하던 인사들도 상당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직원이 그대로 삼성생명으로 옮겨가면 별다른 업무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새로운 조직을 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3월 내 미전실을 해체하겠다는 등 계획은 아직 확실히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최근 수뇌부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말 등이 흘러나오면서 내부에서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미전실 해체시 일부 직원은 기존 소속이었던 삼성전자 쪽으로 가게 될 것이란 얘기를 들었지만 대다수가 아직까지는 거취를 확실히 모르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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