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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매각 실무진 '긴급 소집' '정치권 잡음'에 일정없던 현황 보고 자리 마련…박삼구 압박 '먹힐까'

김장환 기자공개 2017-03-20 16:44:43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0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 실무진을 갑작스럽게 소집하고 현황을 보고 받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대선 주자들까지 나서 금호타이어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면 안된다는 발언들을 쏟아 내면서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만든 자리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기업구조조정실 등 금호타이어 매각을 전담하고 있는 실무진 수명을 급하게 불러 모아 지난주 벌어진 일련의 사안들에 대해 보고 받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주말동안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정치권의 잡음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가 됐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며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금호타이어의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벌써 제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논평을 냈다.

이들 정치인들이 금호타이어 매각에 목소리를 높인 것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호남 민심을 끌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표적인 호남 기업인 금호그룹은 광주와 곡성 등 전남 지역에 금호타이어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더블스타를 선정하면서 현지 민심은 고용 보장에 대한 우려 등이 커지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들이 이를 공략 포인트로 삼은 셈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정치권에서마저 이처럼 잡음이 나온 배경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탓도 있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들고 있는 자신에게 '제3자 양도 금지' 조항을 이유로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자 이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관련 주장의 핵심에는 '중국계 기업에게 금호타이어가 넘어갔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자리잡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박 회장이 컨소시엄 불허시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표하고 나서면서 주주협의회에서 이에 대한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둔 상태다. 오는 22일까지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이를 부의하고 빠르면 이번 주 내에 최종 결론을 내릴 생각이다. 산업은행 외 채권은행 상당수가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이 회장이 이날 일정에 없던 금호타이어 매각 실무진 소집 회의까지 열며 관련 사안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자 박 회장의 압박이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정권 교체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들의 압박을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모른 척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산업은행 측은 "(이동걸 회장이 오늘 오전 금호타이어 매각 실무진 소집을 한 것이) 맞고, 지난 주말 정치권 인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허용할 경우 더블스타와 소송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주관한 산업은행은 본입찰을 실시할 당시 예비입찰자들에게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지만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고 계열사를 동원한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상태다.

반면 박 회장과 맺은 협약에 '우선매수권 행사시 중요한 사안은 주주협의회 안건 부의로 결정한다'는 조항을 넣어뒀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박 회장의 주장을 무작정 무시하게 되면 법적으로 어떤 책임을 져야 할 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의 압박마저 커지면서 산업은행의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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