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2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의 이중(二重)취업 생활이 오늘(21일)로 6일째에 접어들었다. 그의 이중취업이 언제 끝날지는 전적으로 뚜렷한 이유없이 공석인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미루고 있는 SGI서울보증의 손에 달려있다.지난 6일 최 행장은 제19대 수출입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1월 SGI서울보증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 행장은 정부의 인사명령에 따라 3년의 임기 중 1년여만을 채우고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최 행장이 기획재정부장관의 임면제청으로 수출입은행장으로 선임될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5일(3월2일~6일)에 불과했다. SGI서울보증 현직 대표이사였던 그는 부랴부랴 사의를 표명했고, SGI서울보증은 지난 6일 최 행장의 사의를 받아들였다.
갑작스럽게 대표이사 공석 사태를 맞이한 SGI서울보증은 정관에 따라 김상택 전무 대표이사 대행체제로 전환했지만 법인 등기부 등본상 대표이사를 변경하지는 못했다. 신임 대표이사 선임때까지 최종구 행장이 등본상 대표이사로 남게 됐다.
SGI서울보증의 사정과 별개로 수출입은행은 최종구 행장을 지난 16일 수출입은행의 법인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로 등재했다. 결국 최 행장은 지난 16일부터 법인 등기부등본상으로 SGI서울보증의 대표이사이자 수출입은행 대표이사를 동시에 맡게 돼 법률적으로 이중취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민법이나 상법상 문제는 없다. 그렇다고 기약없이 이중취업 상태를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중취업 상태 해지는 SGI서울보증이 얼마나 빨리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가에 달려있지만 SGI서울보증의 신임 대표이사 선임절차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SGI서울보증의 대표이사 선임은 온전히 SGI서울보증 이사회의 권한이 됐다. 과거처럼 예금보험공사 추천 1명, 민간위원 4명 등 외부인사를 포함시켜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사외이사 4명, 비상무이사 1명 등 SGI서울보증 이사회 멤버로만 대표이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SGI서울보증은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만 하면 이후 후보 공개모집과 검증을 통해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정할 수 있다. 후보 공개모집 2주 후 검증 기간을 감안해 서두르기만 하면 2~3개월 안에 대표이사 공석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SGI서울보증은 대표이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도 명확한 이유없이 미루고 있다. 노조측이나 시중에서는 5월 대선 이후에나 신임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선 이후 차기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위해 대표이사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는 것으로, 이러한 전망이 현실이 되면 SGI서울보증은 또 다시 대표이사직을 관피아 전용석으로 내줬다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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