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04일 14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영희 대표(사진)가 '수장 무덤' 알보젠코리아(미국계 알보젠 그룹 한국지사)에서 무난한 데뷔전을 치뤘다. 친정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항암제를 도입하는 등 복제약 위주의 제품 라인업에 변화를 주며 전문약(ETC) 사업부 성장에 기여를 하고 있다. 다만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직원 이탈은 해결 숙제로 남아있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지난해 3월 알보젠코리아 수장으로 긴급 수혈됐다. 초대 대표인 이승윤씨가 1년만에 사임했기 때문이다. 알보젠코리아는 근화제약과 드림파마를 합병해 2015년 6월 공식 출범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장 대표는 1년간 치료영역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근화제약과 드림파마 잔재인 복제약 위주의 품목 구성에서 오리지널을 첨가했다.

지난해 5월 경구용피임제 시장점유율 40%가 넘는 머시론을 인수했고 10월에는 친정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졸라덱스, 아리미덱스, 카소덱스 등 항암제 3종을 들여왔다. 회사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신경정신과 제품을 확대하고 항암제와 심혈관치료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 결과 비만약 3총사(올리엣, 푸링, 푸리민) 등 기존 대표 품목들의 부진에도 알보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1812억 원으로 전년(1658억 원)보다 성장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6억 원에서 307억 원으로 늘었다.

알보젠코리아는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2013년 4월 수장을 맡은 이주형 대표가 2015년 1월 물러난 데 이어 2015년 4월 대표 자리에 오른 후임 이승윤씨는 1년만에 회사를 떠났다. 이 자리에 장영희씨가 들어왔다. 당시 업계는 알보젠코리아는 대표 권한이 타 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복제약 중심의 사업 구조가 다국적사 출신 대표들에게 어려움을 안겨줬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장 대표의 알보젠코리아 1년은 무난한 데뷔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장 대표가 다국적제약사 출신답게 신약 코프로모션 등 잇단 성과를 내며 회사에 안착하고 있다"며 "녹십자와의 유통 계약 등 국내사와의 협업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숙제도 남았다. 직원 이탈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알보젠코리아에서 지난해 중도 퇴사한 직원은 58명이다. 2014년과 2015년에도 각각 70명과 90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전 드림파마, 근화제약 직원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과정에서 피인수된 회사의 직원 이탈은 빈번하지만 그 규모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업 연속성 부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