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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주, TK 맹주의 힘 '유보현금 2000억' [지방 소주업체 열전]①연간 400억대 현금창출, 배당재원도 2800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7-05-11 06:28:00

[편집자주]

소주는 서민의 술이다. 지역색도 강하다. 정부는 과거 소주 업체를 육성한다며 1도(道) 1사(社)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은 폐지됐지만 시장 지배력 만큼은 여전히 유효하다. 독점적 지위를 향유하며 그 지역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객관적인 경영지표를 바탕으로 지방 소주업체들의 과거와 현주소, 미래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경북 소주 시장의 절대강자 '금복주'의 힘은 대단했다. 대를 이어 독점적 시장 지위를 유지하면서 지방 중견회사를 넘어 초우량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금복주 곳간에는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만 2000억 원이 넘는다.

빚 없이 순수 자기 자본으로 쌓아올린 자산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금복주가 김동구 회장 일가의 100% 가족 회사라는 점에서 오너 일가가 그 과실을 온전히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 잉여금은 현재 3000억 원에 육박한다.

1975년 1월 설립된 금복주는 대구경북 지역 소주 시장의 맹주다. 지역민의 높은 충성도를 등에 업고 산토끼를 쫓기보다는 집토끼를 관리하는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다. 최근 10여 년간 매출 추이가 엇비슷하다는 점도 이를 증명해준다.

매출은 소폭 증가세에 그쳤지만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2010년 이후 금복주는 매년 20%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식음료 업계 평균 이익률이 4~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수 배에 달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수요가 거의 고정적이기 때문에 추가 설비 투자에 대한 부담은 적다. 그 덕에 매년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된 300억~400억의 현금이 고스란히 내부 곳간에 쌓이고 있다. 그렇게 축적된 유보 현금이 작년 말 기준으로 2054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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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주는 대부분의 현금성 자산을 예금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전체 현금성 자산의 90%에 달하는 1862억 원이 바로 정기 예금이다.나머지 193억 원이 순수 현금이다. 이 밖에 단기간 내 현금화는 어렵지만 현금 등가성이 있는 주식형 펀드와 기업어음 등 단기투자 자산도 235억 원 어치 갖고 있다.

현금이 많다는 것이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 돈을 빌려서 현금을 확보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복주는 보유 자산 대부분을 자기자본으로 충당하고 있다. 28.1%에 불과한 부채비율이 그 증거다. 현금성 자산에 대한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한 재무 상태다.

금복주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구축된 탓에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 역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당장 2010년만 하더라도 잉여금 잔액은 10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탄탄한 수익구조 덕분에 잉여금이 꾸준히 쌓였고, 불과 4년만에 2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지난해 3000억 원 고지를 밟았다.

금복주는 김동구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다. 2013년까지 지분 100%를 김 회장(50.98%)과 아들 김태현 이사(49.02%)가 나눠갖고 있었다. 이후 주주 구성이 김동구 회장 외 3인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주주들 역시 김 회장 가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천문학적인 잉여금 과실 또한 오너 일가가 온전히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오너 일가는 2015년부터 배당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당시 연말 배당을 통해 주주들은 총 50억 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중간 배당과 연말 배당을 동시에 단행했다. 중간 배당으로 30억 원을 챙긴 주주들은 연말에 다시 15억 원을 추가로 배당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금복주는 지방 소주 업체들 중에서도 고객 충성도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경영 방침 또한 보수적이기 때문에 많은 현금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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