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주사 백지화]삼성SDS '홈IoT사업' 매각 영향은?6개월 협상 불구 '지지부진'…알레지온 '인수포기' 관측도
한형주 기자공개 2017-05-02 11:04:46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포기'를 선언해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의 인수합병(M&A)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지 주목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자산 매각을 잇따라 추진해 온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행보가 늦춰질 가능성이 거론된다.특히 이 부회장이 직접 보유해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돼 온 삼성SDS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린다. 삼성SDS는 신성장동력인 물류BPO 사업 분할 등 굵직한 변화를 추진해 왔으며, 기업가치(EV)를 끌어올리기 위해 '홈네트워크사업' 등 비핵심사업 정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만 △삼성전자의 데이코(Dacor) 인수(1840억 원)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 매각(1조 1500억 원) △삼성전자의 하만(Harman) 인수(9조 3380억 원) 등 거래금액 1000억 원대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굵직한 다수 딜을 성사한 삼성은 유독 SDS 홈네트워크사업 매각에 있어선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SDS 전체 매출에서 홈네트워크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총 매출액 8조 1800억 원의 2% 안팎 수준인 1600억 원 정도로 파악된다. 해당 사업의 주 수익원인 도어락 부문 매출은 대략 1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가을부터 추진된 삼성SDS의 홈네트워크사업 매각은 배타적 협상자 '알레지온'과의 수의계약(프라이빗 딜) 논의가 지지부진해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지온이 지난해 11월 국내 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해 적정 가치 산정을 위한 가상데이터룸(VDR) 실사에 돌입한 후 반년 가량이 지났으나 아직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있다.
알레지온은 국내 관련 시장에서 프리미엄급으로 인정받는 SDS '스마트도어락'의 브랜드 파워와 유통채널 우수성 등에 착안해 인수를 추진했으나, 삼성과의 매매가 눈높이 차이와 '인수 후 통합(PMI)' 문제 등으로 딜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딜 초기부터 동일업종 종사자들 사이에선 "셀러(삼성SDS)의 매각 희망가격이 결코 낮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IB업계에서도 삼성SDS가 국내에서 톱티어(Tier 1)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자사 홈네트워크사업에 대해 충분한 프리미엄을 요구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 사이에선 알레지온이 삼성SDS와의 영업양수도 계약에 앞서 'PMI 작업을 얼마나 매끄럽게 완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더 큰 신경을 쏟았다는 후문이 나온다. 특히 비용절감 문제에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지온은 삼성SDS에 인수 대상 사업부 임직원들의 근속기간과 업무 경력 등에 대한 상세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레지온 입장에선 해당 사업부문의 비용 점검을 위해 필요한 요구였으나, 삼성 입장에선 직원들의 동요를 야기할 수 있어 수용이 쉽지 않은 요구였다. 이 같은 양측의 입장차와 논의 지연에 따라 늦어도 올해 초쯤 본계약 체결이 예상됐던 홈네트워크사업 매각이 현재 거래 종결을 장담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알레지온이 이미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삼성에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알레지온의 아태지역 대표가 최근 교체되면서 (홈네트워크사업 인수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삼성SDS는 "홈네트워크사업(도어락 등) 매각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삼성SDS 홈네트워크사업에는 알레지온 외에도 국내 KCC(건설)와 슈프리마, 코맥스를 비롯해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알레지온과의 매각 협상이 결렬될 경우 삼성SDS가 다른 인수후보와 프라이빗 딜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선 삼성SDS가 이 부회장 구속으로 그룹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부 매각을 강행할 경우 관련 임직원들의 반발과 집단 행동 등이 이어질 우려가 있어 매각 의사를 접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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