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회사채 청약도 발행액도 역대 최대 [Deal Story]8000억 모집에 1조7700억 수요…절묘한 타이밍 포착
임정수 기자공개 2017-05-16 08:38:51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5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5년 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초우량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총 1조 7700억 원의 투자 수요가 몰리렸다. 수요예측 이래 역대 최대다. 규모 역시 최대 규모인 8000억 원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회사채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국민연금도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절묘한 발행 시점 포착, 적극적인 투자자 대상 IR 등의 노력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 1조 7700억 잭팟 투자수요… '역대 최대' 8000억 회사채 발행 성공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실시한 LG화학 회사채 수요예측에 총 1조 7700억 원어치의 투자 수요가 모였다. 청약 규모는 수요예측 도입 이후 최대 규모다. 3년 만기 회사채에는 5000억 원, 5년 만기에는 8200억 원, 7년물에는 4500억 원어치의 물량이 희망금리 내에 모집됐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에도 기꺼이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사태 이후 일부 AAA급 회사채 수요예측에만 참여했던 국민연금도 대규모 투자 의지를 보였다. 국민연금은 이번 수요예측에 2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수요예측 대흥행에 힘입어 회사채를 8000억 원으로 증액해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액 역시 회사채 수요예측 도입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롯데쇼핑이 2012년 세운 7800억 원 회사채 발행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 금리도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50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3년물과 5년물의 경우 민평금리 대비 5bp, 7년물의 경우 민평금리 대비 3bp 낮은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회사채 발행액을 8000억 원으로 증액하더라도 금리는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주관사 관계자는 "증액 발행하는 경우에도 만기 별로 민평금리 대비 -3~-2bp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예상 밖에 낮은 금리로 대규모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 '절묘한 발행시점 포착·적극적 IR' 통했다
LG화학의 회사채 발행 시점이 절묘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금리 상승 전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6월 금리 인상을 시사한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영향으로 채권시장의 긴장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2분기 이후 금리 대세 상승이 예상됐다.
그렇다고 무작정 빨리 채권 발행에 나설 수는 없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는 정치적 리스크를 우려해야 했다. 또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소극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역대 최대인 8000억 원 이상의 회사채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에는 여러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LG화학과 주관사단은 대선 직후를 채권 발행 적기로 봤다. 미국이 금리를인상하기 전인데다 그때면 정치적 리스크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사태가 일단락되면서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를 재개하는 시점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적극적인 투자자 IR도 대규모 투자수요 확보에 기여했다. LG화학은 분기보고서 제출 이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과 컨퍼런스콜 등의 방식을 활용해 회사 경영 현황과 향후 투자 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전력했다. 5년 만에 채권 발행 시장에 나와 대규모 투자 수요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마감기한인 15일보다 열흘 앞당긴 지난 4일에 분기보고서를 미리 제출하는 등 회사채 발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면서 "분기보고서 제출 이후 처음 진행되는 우량 회사채 수요예측에 주요 기관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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