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임원 IR 참여…동양생명 소통 시작? 피터진 상무보 발표자로 나서…1년 반 넘어서야 첫 인사
윤 동 기자공개 2017-05-23 08:13:36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9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의 실적발표회(IR)에서 중국인 임원이 발표자로 나섰다. 그동안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동양생명 중국인 임원들이 시장과 소통하기 시작하는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동양생명은 지난 18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에 소재한 그랑서울 건물 11층 대회의실에서 '2017년 1분기 실적발표회(IR)'를 개최했다. 이날 실적발표회에서는 중국인 임원인 피터진(Peter Jin) 재무회계·계리팀 담당 상무보가 발표자로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월에 열린 '2016년 결산 실적발표회'까지는 김만기 경영전략본부장(상무)이 발표자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4월 김 본부장이 계열사인 알리안츠생명으로 이동하면서 피터진 상무보가 역할을 이어받게 됐다.
중국인 임원이 동양생명 실적발표회에 참석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9월 이사회에 입성한 중국인 임원들은 같은 해 11월에 열린 '2015년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국내 애널리스트들에게 인사할 기회가 있었지만 참석하지 않는 길을 택했다. 이후 동양생명 중국인 임원들은 1년 반 이상 보험업계 및 주식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중국인 임원이 IR 행사 전면에 나섰지만 이날 실적발표회는 특이한 내용 없이 평이하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동양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생명보험유한공사(Anbang Life Insurance Co.,Ltd., 이하 안방생명보험)에 관한 질문은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안방보험의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임을 고려하면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피터진 상무보의 실적발표회 참여가 긍정적인 신호라는 의견이 많다. 그동안 주요 의사결정권자인 중국인 임원들이 소통을 거부한 탓에 회사 정책에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A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더라도 한국인 임원의 개인적 의견인지 중국인 임원들과도 합의한 내용인지 확실치 않은 부분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그런 우려를 덜게 됐다"고 말했다.
B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는 (중국인 임원이) 처음 나온 자리이기도 해서 안방생명보험 등 예민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앞으로도 피터진 상무보가 IR에 나온다면 안방생명보험에 대한 사항도 묻고 답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동양생명이 소통을 확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피터진 상무보는 안방생명보험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며, 안방생명보험 출신 인사들은 여전히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짱커, 뤠젠룽 부사장과 IR 부문의 수장인 리수 상무 등 다른 중국인 임원들은 실적발표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C 애널리스트는 "결국 중요한 인물들은 대주주 안방생명보험에서 건너온 임원들"이라며 "이들이 주요 정책이나 미래 비전을 이야기하지 않고 숨기고 있다면 소통이 확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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