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밸류10년투자, 설정액 1조 깨졌다 [Fund Watch] 2년간 부진한 성과 지속…"삼성전자 고평가, 가치주 아냐"
최은진 기자공개 2017-05-25 10:38:35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9일 17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가치투자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의 설정규모가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3년 처음 1조 원을 넘어선 후 줄곧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이었으나 최근 2년간의 수익률 부진 탓에 환매가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만 독주하는 시장에서 초지일관 '고평가'됐다는 판단 속에 매수 행렬에 동참하지 않은 것이 성과 부진의 직격탄이 됐다.19일 theWM에 따르면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의 설정액은 총 9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7월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선 후 국내 가치투자 공룡펀드로 자리매김 했지만 4년만에 1조 원 아성이 무너졌다.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의 간판펀드이자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펀드로 인정받고 있다. 시장 주도주보다 저평가 된, 특히 내재가치가 큰 종목에 장기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이 주요 목표다. 주로 저PER(주가수익비율),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등을 가치주로 평가해 투자한다.
이 펀드는 가치투자 고수로 불리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을 운용역으로 지난 2006년 4월 설정됐다. 이후 몇 차례 부침이 있기는 했으나 꾸준하게 수익을 쌓아 올리며 160%에 달하는 누적 성과를 기록했다. 연평균 15% 가량의 성적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이어진 우량 대형주 중심의 장세에서 중소형 가치주 비중이 높은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최근 2년간 이 펀드는 -7.8%, 1년간은 2.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에는 5.5%의 성과를 거뒀다. 최근 1년, 2년 수익률은 물론 연초 이후 수익률도 모두 벤치마크와 동종유형 평균을 하회했다. 전체 일반 주식형 공모펀드 중 최하위권 성적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여파로 펀드 설정규모는 연초 이후 3100억 원이 이탈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의 가입고객 절반 이상이 8년 이상 장기투자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은 자금이 이탈한 셈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주도주 역할을 한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시장 수익률 조차도 따라가지 못했다. 동종유형 펀드가 뒤늦게라도 삼성전자 매집에 나섰으나 한국밸류자산운용은 투자 철학에 맞지 않다는 판단으로 매수하지 않았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 자사주 매입 등에 따라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지난해 저점인 180만 원보다 두 배 가량 상승한 것은 다소 고평가 됐다고 판단했다. 시세차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안정적이고 꾸준한 투자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는 펀드 특성 상 전기·전자업 투자에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 성과가 일부 대형주 위주로 시장이 상승하는 분위기 탓에 최근 2년간 저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서서히 수익률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투자원칙, 가치투자 철학에 맞는 흔들림 없는 운용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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