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22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멤버 중 한명인 이흔야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신한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를 마무리한 금융감독원은 재일교포 출신인 이 이사의 선임이 적법한지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을 상대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 뒤 이 이사의 선임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하고, 자격 적법성에 대해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 이사는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주주다. 이 이사의 아버지인 이상균 전 오사카 재일한국상공회의소 고문도 2002년까지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9년 생인 이 이사는 2014년 재일한국상공회의소 상임이사를 맡했고, 일본 주식회사인 마루신 대표이사, 유휘토지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부동산 임대업, 금융관련 서비스업 등 2개의 법인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경기도 고양시에 자본금 1000만 원 안팎의 로크코리아 등을 설립하면서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이 이사의 사외이사 적격성 여부다. 이 이사는 3개의 법인을 운영하면서 모두 등기이사로 활동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 당시 3곳 중 2곳은 폐업한 상태지만, 법인등록이 취소되지 않아 등기상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사외이사 겸직을 제한하고 있다. 상법 제542조의8 및 동법 시행령 제 34조 제 5항 3호에는 '해당 상장회사 외의 2개 이상의 다른 회사(상장, 비상장사 구분하지 아니한다)의 이사, 집행임원, 감사로 재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3개의 비상장사 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이 이사의 선임은 상법상 결격 사유에 해당되는 셈이다.

이에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 이사를 선임할 당시 자문법률회사에 자격요건에 대해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금융지주회사법에서도 비상장회사 이사에 대한 겸직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회사법 제40조 및 동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해당 회사 외의 2개 이상의 다른 상장회사의 임원을 겸직하는 경우에만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비상장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

이는 비상장사까지 겸직 제한을 두고 있는 상법과 충돌되는 부문이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에 금융지주회사와 관련한 특벌한 규정은 다른 법령에 우선해 적용하는 규정이 있다. 금융지주회사법 제62조(다른 법률과의 관계)에 따라 특별법 우선의 원칙으로 상법 규정을 배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상법 사외이사 겸직제한 규정도 '상장회사에 대한 특례'에 규정하고 있어 일반 회사법 규정에 우선한 특별법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지난해 개정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사외이사 겸직 제한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어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는 사외이사 겸직제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은행 및 은행지주사 사외이사는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 겸직을 아예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지주사 및 자회사 등인 회사에 한해 겸직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 구분 없이 사외이사를 겸직할 경우 자격이 박탈된다는 내용이다.

한편 이 이사는 신한사태와도 연관된 인물로 알려졌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재일교포 4명의 명의로 차명계좌를 운용한 혐의가 적발됐다. 당시 금감원이 찾은 차명계좌 명의 중 하나가 이 이사였다. 라 전 회장은 재일교포 이름으로 204억 원의 자금을 운용해 불법 자사주 매매 등에 활용하는 등 금융실명제를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