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단기차입 폭증…BBB+ 마지노선 '흔들' [2017 정기 신용평가]계열사 담보대출…IPO 추진 진에어, 소방수 역할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7-05-25 09:37:13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격인 한진칼의 재무여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등 계열사 지원 과정에서 현금 유출이 컸다.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단기차입을 늘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단기차입 비중은 무려 90%에 육박하고 있다.새 정부에서 지주사 부채비율 등의 규제 요건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한진칼은 재무여력 개선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자회사 진에어를 통한 기업공개(IPO)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현금 확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BBB+ 신용등급을 낙관하기 힘들어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한진칼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6810억 원이다. 작년 말(5699억 원)보다 1110억 원 가량 늘었다. 특히 단기차입 증가세가 눈에 띈다.단기차입금은 1731억 원에서 2941억 원으로 확대됐다. 회사채를 포함, 한진칼이 1년 이내 갚아야 할 차입금은 총 6090억 원으로 총차입금의 89%에 달한다. 작년 말 87%에서 2% 가량 증가했다.
올해 2월 대한항공 유상증자 당시 청약대금 확보를 위해 1300억 원을 단기 차입한 영향이 컸다. 대부분은 보유중인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증권사(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로부터 빌린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진칼이 대한항공이나 ㈜한진 지분 등을 담보로 차입한 자금은 2141억 원에 달한다. 토지 등 부동산 담보 대출도 2800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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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한진칼의 신용도는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한진칼 회사채에 대한 정기평가에서 BBB+(부정적)를 유지했다. 대한항공 보증채 기준이다. 한진칼은 2012년 말 이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직 정기평가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BBB+(부정적)에서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진칼 입장에서는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지주사 관련 규제 움직임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주사 부채비율을 200%에서 100~150%로 낮추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자회사 지분율도 현행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서 10%씩 높아질 전망이다. 한진칼의 경우 부채비율(1분기말 별도기준 38%)은 기준치에 부합하지만 자회사 지분 추가 매입 등이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중인 진에어 상장을 유일한 해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내 상장을 못 박은 이유도 한진칼 재무개선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진칼의 연내 만기 회사채는 1100억 원에 달하지만 차환이 가능한 여력은 아니다.
시장 관계자는 "한진칼로서는 진에어 지분율 100% 가운데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50%+1)을 제외한 주식은 구주매출 형태로 처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올해 1분기에만 34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설립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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