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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용등급 강등, 한국물 우량 신용도 부각 [Market Watch]신용도 악화 중국물, 내부 수요에 의존…한국물, 견조한 수요 기대

이길용 기자공개 2017-05-31 08:42:54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9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등급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한국물 시장의 경쟁자로 인식되던 중국물의 신용도가 저하되면서 한국물이 중국물의 눈치를 보는 일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물은 중국 내부의 수요로 외화를 조달하는 시장으로 변모해가는 반면 한국물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4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Aa3(부정적)에서 A1(안정적)으로 강등했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유지에 매달리면서 일관된 경기부양책을 내놨는데 이로 인해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런 와중에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진행 중인 개혁조치로는 과다한 부채를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무디스의 판단이다.

무디스가 28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면서 우리나라 등급 Aa2(안정적)와 두 노치 차이로 벌어졌다. 2011년부터 Aa3 등급으로 진입했던 중국은 이후 우리나라와 동일한 크레딧을 가지고 채권 시장에서 경쟁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결국 부채 문제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 말 무디스 기준으로 Aa2(안정적)으로 등급이 상향됐다.

다른 신용평가사들은 아직 중국에 대한 등급 조정은 실시하지 않았다. S&P기준으로는 우리나라 AA(안정적), 중국 AA-(부정적)이다. 피치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등급을 각각 AA-(안정적)과 A+(안정적)으로 평정했다.

한국의 신용도는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지만 중국은 2016년 이후로 신용도가 악화돼 등급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물이 중국물의 눈치를 보던 관행이 점점 더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3년 이후부터는 등급이 같은 상황에서 더 높은 스프레드(가산금리)를 지불하고 발행 금액이 많았던 중국물이 시장의 수요를 쌍끌이했다. 한국물은 중국물과 프라이싱(pricing) 시점이 겹치지 않도록 중국물의 눈치를 봤을 정도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 한국과 중국의 신용도 방향성이 엇갈리면서 한국물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AA급의 우량한 신용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아시아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금리 수준이 타이트해 피로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안정적인 신용도를 바탕으로 충분한 주문을 받아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한 때 한국물의 경쟁자였던 중국물은 점차 중국 내부의 수요로 대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물은 주문의 약 70% 이상이 중국 내부의 주문이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위상이 달라진 모습을 입증하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면서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에 결정타를 날렸다"며 "중국물은 중국 내부의 수요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우량한 한국물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요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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