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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환매 나왔는데…"추가 권유 안되나요?" 사모펀드 49인 '권유' 제한...청약이 아닌 권유 자체도 문제

이충희 기자공개 2017-06-19 09:25: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4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여의도 A자산운용사는 최근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운용중인 헤지펀드에서 환매가 발생하자 여러 PB센터로부터 추가 가입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투자권유를 49인으로 한정한 현행법상 투자자를 더 받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운용사는 해당 펀드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가입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너무 몰려 선착순으로 자금을 받았던 곳이다. 환매가 발생하면 가입하기 위해 대기중이던 고객들 문의가 많아지고 있어도 A사는 추가 모집을 할 수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최근 헤지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A사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운용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운용중인 펀드에서 환매가 발생하더라도 추가로 투자자를 받는 게 불법이기 때문이다. 펀드 성과가 아무리 좋고 인기가 많아도 자금을 더 받을 수 없다는 데 운용사들은 적지 않은 허탈감을 느낀다고 하소연한다.

◇개방형 헤지펀드, 가입자 추가 유치 '불법'

현행 자본시장법은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헤지펀드)의 경우 최대 49인에게만 투자를 '권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입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 헤지펀드의 경우에도 한번 49계좌를 열었다면 중간에 계좌 수가 줄어들어도 추가 가입자를 받을 수 없다.

펀드 추가 가입 요청이 많아도 비슷한 펀드를 하나 더 만들어 가입자를 추가 확보하는 것은 더 꺼려진다는 게 운용사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가 베트남 랜드마크 72빌딩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사모로 판매했다가 중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당시 동일한 운용구조를 가진 15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개인투자자 573명에게 팔았다. 이것이 사모펀드를 가장한 공모상품이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올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규정상 최대인 20억 원 과징금을 맞았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 전략이 같고 비슷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펀드를 하나 더 만들었다가 미래에셋대우처럼 징계를 받을 수 있는게 아닌가"라며 "금감원에서 추가 펀드 설정 여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청약 '권유' 49인 카운팅, 법 맹점 지적

법을 엄격하게 따질 경우 사모펀드 하나당 49명에게만 청약을 '권유'할 수 있다는 것도 규제의 맹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으로 청약을 몇명에게 권유 했느냐는 정확히 카운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감독당국도 최종 계좌수가 49개를 넘지 않는지만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49명까지 투자를 권유할 수 있다는 게 정확한 법이지만 현장에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운용사에서 펀드가 나오면 A증권사는 20개, B증권사는 29개 이런식으로 판매 목표를 할당받아 마지막 계좌 수를 49개에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 실상이 이렇기 때문에 사모펀드 49인 카운팅 방법을 시장 친화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방형 헤지펀드의 경우 최종 계좌 숫자가 49개를 넘지 않는다면 가입과 환매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업계 발전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현행법 문제없다 반대의견 팽팽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이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제도가 자본시장법 이전인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절부터 문제 없이 시행되어 왔던 데다, 50인이 넘는 사람들에게 청약을 권유하는 것은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모상품 성격과 맞지 않다는 논리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이런 논란들이 업계에서 나오는 것은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늘면서 법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곳들이 많아진 게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감독당국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공모와 사모상품 성격을 명확히 구분짓기 위해서는 청약의 '권유'에 초점을 맞춰 49인을 카운팅하는 방법 이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은 50인 이상 투자자에게 증권 청약을 권유하는 경우 이러한 행위를 '모집'으로 규정하고 사모형태로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시행령에는 청약을 권유한지 6개월이 지나면 다시 투자자 모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법령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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