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정석인하학원 증여 '그룹 지원 우회' [기로에 선 LCC]⑦2013년 후 잇단 자금 투입, 대한항공 유증 재원 쓰여
박상희 기자공개 2017-06-26 10:11:00
[편집자주]
재무구조가 부실한 항공사에 대해 면허 취소까지 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에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객 급증과 저유가 등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이어온 저비용 항공사(LCC)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LCC는 외형성장에도 불구 불안한 재무구조가 늘 생존을 위협하는 불씨가 되고 있다. 개별 LCC의 실적과 수익 구조,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9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에어가 한진그룹의 비영리법인 정석인하학원에 증여하는 자금 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다. 정석인하학원은 최근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그룹 유동성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한진칼의 자회사로 묶여 대한항공 증자에 참여할 수 없는 진에어가 정석인하학원을 통해 우회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진에어는 지난 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정석인하학원에 현금 25억 원을 증여키로 결정했다. 자기자본 대비 4.87%에 해당하는 규모다. 진에어는 2013년 정석인하학원에 증여를 처음 시작한 뒤 해마다 규모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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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억 원에 그쳤던 증여 규모는 2014년 6억 원, 2015년 7억 원으로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6년에는 11억 원으로 올해는 25억 원으로 각각 불어났다.
증여 자금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진에어의 수익성 증대와 무관치 않다. 진에어는 2012년 당기순이익이 98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듬 해 첫 증여를 단행했다. 또 당기순이익은 2014년 130억 원, 2015년 227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는 393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번 증여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간 자기자본이 2~3% 수준으로 증여를 했으나 올해 5%에 육박했다.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해도 진에어의 증여 규모는 상당히 큰 편이다. 정석인하학원은 진에어 뿐만 아니라 토파스여행정보, 한진정보통신, 한진종합서비스, 에어코리아 등으로부터 증여를 받았다. 증여 규모는 총 45억 원으로 진에어가 지원한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정석인하학원은 계열사로부터 증여를 받은 뒤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결정을 내렸다. 유상증자 규모는 52억 원이다. 진에어 등 한진그룹 계열사로부터 증여받은 금액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실상 한진그룹 계열사가 증여한 금액이 대한항공 유증에 쓰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한항공이 100% 자회사였던 진에어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로 최대주주가 바뀐다. 진에어가 대한항공에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출자구조가 꼬이면서 지주사 체제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정석인하학원을 거쳐 우회적으로 대한항공에 유동성을 공급한 셈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정석인하학원에 대한 증여는 기업의 사회적 활동으로 봐야 한다"면서 "비영리단체에 투입되는 돈이라면 다른 곳보다 그룹 산하 정석인하학원에 증여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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