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브라이프생명, 13년 연속 적자 원인은? [보험경영분석]잦은 대주주 변경에 설계사 동요…계약해지 환급금이 수익성 압박
윤 동 기자공개 2017-06-22 10:33:23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0일 07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처브라이프생명이 2004년 이후 1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잦은 대주주 변경으로 전속설계사 조직의 동요가 반복된 탓이다.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처브라이프생명은 지난해 27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04회계연도(2003.4~2004.3) 이후 1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6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35억 원 순손실보다 적자 폭이 확대되는 등 출발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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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브라이프생명은 과거 대주주가 자주 변경됐다. 1992년 미국의 뉴욕생명과 국내 고합그룹이 합작한 고합뉴욕생명으로 금융위원회 인가를 취득하고 영업을 개시했으나, 1999년 고합그룹이 철수하면서 뉴욕생명의 한국지사로 탈바꿈됐다. 지금까지 계속되는 적자는 이 시기부터 시작됐다.
이후 몇 년간 계속된 적자에 지친 미국 뉴욕생명이 2011년 한국지사를 에이스(ACE)그룹에 매각하면서 대주주와 사명이 변경됐다. 지난해 대주주인 에이스그룹이 스위스 보험그룹인 처브(Chubb)그룹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처브라이프생명으로 다시 한 번 사명이 바뀌었다.
잦은 대주주 변경은 영업 조직의 동요를 불러왔다. 적자가 시작된 2004회계연도 처브라이프생명의 전속설계사는 886명에서 555명으로 37.36% 줄었다. 처브라이프생명도 설계사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해 신규 채용에 열을 올렸다. 2008회계연도에는 한 해 동안 1000명이 넘는 설계사를 새로 충원할 정도였다. 그러나 설계사 이탈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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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의 이탈은 보험계약유지율의 악화를 불러왔다. 2009회계연도 처브라이프생명은 13회차 계약유지율 51.63%로 업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 2015년까지 7년 연속 13회차 계약유지율 최저치의 불명예를 안았다.
13회차 계약유지율은 보험에 가입한 후 13개월동안 보험료를 낸 고객이 얼마만큼 인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유지율이 낮을수록 가입 초기에 해약하는 허수 가입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2013~2014회계연도 처브라이프생명의 계약유지율은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시기 처브라이프생명의 신규 계약 중 절반이 넘는 규모가 1년 이내에 해지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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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계약 해지 사태는 회사의 환급금비용 상승을 야기했다. 처브라이프생명의 환급금비용은 2004년 2005회계연도 기준 236억 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731억 원으로 209.75% 늘었다. 확대된 환급금비용은 수익성 압박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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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브라이프생명은 최근 계약유지율 등이 개선되고 있어 조만간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브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50% 수준이었던 13회차 계약유지율이 지난해 75.58%로 크게 개선됐다"며 "설계사 조직이 많이 안정됐기 때문에 계약유지율에 이어 손해율 등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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