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28일 13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 현대오일뱅크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회사채 인수단(주관사 포함)으로 10곳 이상의 증권사 투자은행(IB)들을 무더기로 포함시키면서 부터다. 모처럼 조달에 나섰지만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자 반응을 가늠하기 보다는 인수단 규모 자체가 이슈로 떠오른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물론 발행사인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서 공백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스킨십을 해온 증권사 IB에 답례하겠다는 뜻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다. 또 나눠주기식 물량 배분이 아니면 회사채 수수료 수입이 제한적인 경쟁열위의 중소형 증권사를 배려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회사채 중개 기능에 한정된 국내 인수단의 역할을 고려할 때 숫자를 갖고 문제 삼을 일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불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 IB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도를 넘은 현대오일뱅크의 파격적(?) 결정을 달가워하는 파트너 증권사를 찾기가 어렵다. 다수의 IB 입장에서 최선은 트랜치나 규모와 상관없이 '단독' 맨데이트를 부여받는 것이다. 조달 규모가 커도 10곳의 증권사가 나누거나 1~2곳으로 추려도 투자자 모집 결과엔 큰 영향이 없다. 단지 수수료 수입만 나눠가질 뿐이다.
실제 인수단이 책임질 회사채 물량은 하우스당 평균 200억 원 미만이다. 수수료율을 감안한 단순 평균 수입은 5000만 원 수준에 그친다. 현대오일뱅크가 200억 원 회사채 주관사를 맡게 될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특별한 미션이 없는 인수 증권사 9곳에 사실상 무상지급하게 되는 것과 같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을 통해 주관 지위를 확보한 증권사의 말 못할 불만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발행 전반을 전담하는 주관사들이 손에 쥐는 것은 인수단과 큰 차이가 없다면 말이다. 주선수수료가 전무한 상황에서 인수 물량의 차이까지 없으니 주관사가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다. 일부 하우스에서 동기부여를 위해 별도 주관 수수료까지 부여하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조달 규모보다 월등히 많은 금액을 발행했던 곳들을 비교하면 도 넘은 인수단 규모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최대 규모 회사채인 8000억 원을 발행한 LG화학은 인수 증권사로 6~7개 곳을 구성했다. SK(8000억 원), 롯데쇼핑(7600억 원) 등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대오일뱅크의 우량한 신용등급('AA-')을 감안하면 인수단 규모와 투자자 모집 성적표는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없다. 오히려 IB들의 불평이나 동기부여 부재로 보이지 않는 더 큰 기회비용만을 쌓을 뿐이다.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상적 회사채 배분은 IB는 물론 궁극엔 발행사에도 도움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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