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05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이 M&A를 통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울트라건설과 제주 퍼시픽랜드를 사들인 데 이어, 올해는 한국종합기술과 블루버드컨트리클럽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우량한 재무상태를 갖춘 호반건설의 상황을 고려하면, 몸집 키우기는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한 가지 주목할 대목은 호반건설이 최근 SK증권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해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호반건설이 건설사나 레저업체 등 기존사업과 연계되는 영역이 아닌 증권업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부문 진출에 나선 것.
사실 김상열 회장과 호반건설 수뇌부에선 신규 사업에 대한 갈증을 느껴왔다. 새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고, 2~3년 후면 주택물량 수주가 급감할 것이라 보고 있다. 토목과 플랜트 역시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호반건설 측 분석이다.
호반건설 M&A는 별도의 전담 부서 없이 재무관리실과 미래전략실에서 전담해왔는데, 이들은 꾸준히 건설사 이외의 매물을 찾는데 주력해왔다. 그리고 첫 번째 선택지가 SK증권이었다. 가격 면에선 부담이 없다. 매각 대상인 SK증권 지분 10%의 거래가는 약 600억 원 수준으로 거론되는데, 호반건설이 보유한 현금성자산만 5000억 원이 넘는다.
업계에선 호반건설이 SK증권 인수를 검토할 이유와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접근엔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호반건설이 고려해야 할 것은 SK증권 인수 이후다. 건설과 증권업의 거리가 아직 멀다. 올해 초 신기술금융사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를 설립하는 등 거리를 한발 좁히긴 했지만, 증권업은 당연히 호반건설이 '잘 모르는' 분야다.
SK증권 인수후통합(PMI) 등 직접적인 관리를 맡을 인력이 부족하다. 전중규 호반건설 부회장이 외환은행 출신으로, 유일한 금융 관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과 증권사는 엄연히 다른 기업이다.
제조업을 영위하던 회사가 증권업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낸 사례도 없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증권사 하이투자증권은 실적 부진과 400억 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보유 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현대차투자증권(HMC투자증권)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마지막으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현 시점에서 SK증권 인수가 호반건설에 정말 실리를 주는지다. 지난해 상호출자 제한 대기업집단 기준이 완화되면서, 호반건설은 검토 중이던 기업공개(IPO), 기업분할 등 다양한 계획을 모두 철회했다.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김상열 회장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내부적으로 '천운'이었단 평가가 나왔다.
SK증권을 인수할 경우 당국에 대주주 적격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받게 될 스포트라이트가 호반건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견할 수 없다. 벌써부터 여론에선 호반건설주택과 호반건설간의 내부거래가 43.6%에 달해, 과도한 계열지원을 하고 있다는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신중한 성격의 김상열 회장은 절대 쫓겨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호산업같은 대형 딜에서 번번이 원매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면서도 결과물이 없는 것에 전혀 초조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SK증권 인수전에서 호반건설이 어떤 전략을 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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