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꼬인 제일홀딩스, 주가 공모가 하회 지속 [IPO 후 주가 점검]주관사, 실수요 고려해 배정…예상보다 많이 받은 기관들 물량 출회
이길용 기자공개 2017-07-10 14:48:31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7일 0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홀딩스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 공모가를 밴드 하단으로 결정했지만 본인들의 판단보다 많은 물량을 받은 기관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관들의 물량 부담이 해소되면 저평가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제일홀딩스는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수요예측 당시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 700~2만 2만 2700원으로 제시했는데 공모가를 밴드 하단으로 결정했다. 당시 2만 1000원 이상으로 공모가를 결정해도 수요가 충분했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배정하기 위해 밴드 하단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상장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6월 30일 종가는 1만 9050원을 기록했다. 지난 3일과 4일에는 1만 8950원과 1만 8050원으로 하락했으며 지난 5일에는 1만 7850원까지 떨어졌다. 6일 종가는 1만 7950원으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현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 2694억 원이다.
밴드 하단으로 공모가를 결정한 제일홀딩스의 주가가 부진한 것은 수급이 꼬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홀딩스 공모주를 받은 기관투자가 중에서는 자신들의 생각보다 많은 물량을 받았다고 생각한 곳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공모주 투자자들은 경쟁률까지 고려해 허수 주문을 내는 경우가 많다. 경쟁률로 자신들이 받을 수 있는 공모주가 어느정도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평판이나 다른 요소까지 고려해 실수요가 얼마인지 판단해서 물량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물량을 받은 기관들은 첫날부터 대거 매도에 나섰다. 기관은 상장 첫날 128만 516주를 매도했다. 전체 거래량 609만 주를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기관들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들도 상장 첫날 46만 5169주를 매도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제일홀딩스 주식을 팔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에게 배정된 제일홀딩스 공모주의 수급이 꼬이면서 밴드 하단으로 공모가를 결정했음에도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물량에 부담을 느낀 기관들이 주식을 원하는 수준만큼 매각하면 수급이 풀려 저평가된 제일홀딩스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급이 풀리더라도 증여 논란에 휩싸인 하림그룹의 이슈가 제일홀딩스 주가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아들 김준영씨에게 올품과 한국썸벧(현 한국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을 증여하면서 낸 증여세는 1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품과 한국썸벧은 하림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로 크게 성장했으며 현재 제일홀딩스의 주요 주주다. 한국인베스트먼트와 올품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은 각각 26.44%와 5.31%다. 정치권과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림그룹의 승계와 지배구조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을 생각보다 많이 받았다는 기관들이 많아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은 불가피했다"며 "지배구조 이슈만 해결된다면 제일홀딩스의 저평가는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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