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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 '콜 옵션=발행사 강제 의무' 논란 [영구채 조기상환 폭탄]CJ건설 "옵션 행사 안하겠다" VS "시장 관행 어긴 비상식적 사건"

민경문 기자공개 2017-07-18 06:51:00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0일 1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 동안 영구채 콜옵션은 발행사의 '선택'이 아닌 '의무'에 가까웠다. 저금리 여건에서 조기상환은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지금까지 콜옵션 행사가 100% 이뤄져 왔던 이유다. 시장에서는 영구채를 3~5년짜리 채권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영구채의 자본성과는 분명 모순되는 부분이었다.

최근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금리가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이슈어도 생겨났다. 이는 콜옵션과 스텝업 시점이 다른 기업에서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투자자는 시장 컨센서스를 어긴 것이라며 반발한다. 반면 발행사들은 시장 여건에 따른 의사 결정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콜옵션 행사, 시장 컨센서스였지만...CJ건설 "조기상환 안 할 것"

신종자본증권을 판단하는 중요 척도 중 하나가 만기의 영구성이다. 서류상 30년 만기로 돼 있어도 이후 연장하면 그만이다. 액면 구조상 만기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채권보다는 주식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어도 회계적으로는 100% 자본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나마 조기상환 조항이라도 있기에 투자자들은 회수 기대감을 갖는다. 영구채 대부분은 발행 후 3~5년 뒤에 조기상환 요건이 붙어 있다. 지금껏 발행된 영구채는 모두 조기상환이 이뤄졌다. 시장 금리가 계속 하락하던 때는 조기상환 유인이 컸다. 투자자로선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발행사를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시장 금리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당수 발행사가 여전히 조기상환을 지킬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예외도 생겨났다. CJ건설 관계자는 "올해 말 500억 원 규모의 영구채 콜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하지만 별도의 조기상환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CJ건설은 2015년 말 500억 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를 사모 발행했다. CJ건설 관계자의 얘기가 현실화된다면 CJ건설은 국내에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첫 기업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CJ건설 입장에서는 2020년이 지나야 가산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조기상환 필요성이 덜하다는 배경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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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사 "콜옵션은 선택 사양"...제2, 제3의 CJ건설 나올 것

일부 기관 투자가들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CJ건설을 둘러싸고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스텝업 적용을 떠나서 시장 컨센서스를 어긴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평판 훼손 가능성을 넘어 향후 CJ건설의 자금 조달이 수월치 않을 수 있다는 경고 섞인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발행사들의 주장은 다르다. 지금까지 영구채 콜옵션을 발행사의 권리가 아닌 의무로 받아들여져 왔었다는 점 자체가 '비정상적'이라고 말한다. 조기상환 여부는 재무여력 및 자금 운용 상황에 맞춰 결정하면 그만이라는 설명이다. 투자자 역시 이 같은 조항을 알고 영구채를 매입한 만큼 콜옵션 미행사를 두고 비난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CJ건설 외에 콜옵션과 스텝업이 미스매칭(miss-matching)인 비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조기상환을 늦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텔레콤, 포스코, 롯데쇼핑 등 우량기업은 비우량사 대비 미스매칭 폭이 훨씬 크지만 대부분 콜옵션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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