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21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버코리아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타고 재무적투자자(FI)들 사이에서 '핫'한 투자처로 떠올랐다. 2014년 말까지 창업주인 이상록 대표(88.33%)가 거의 모든 지분을 보유했지만 이듬해 지분율이 60.17%까지 낮아지고 남은 약 35%가량을 FI가 차지했다.

자본시장의 러브콜이 이어진 가운데 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공언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모펀드(PEF)에 지분을 매각했다. 2016년 12월 기준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Cosmetics Issuer Holdings Designated Activity Company)이 60.39%, 이 대표와 기타 주주가 35%와 4.6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주식을 처분한 구체적인 배경은 드러나지 않았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계획을 변경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지분 매각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시작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당시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은 60%의 지분을 약 4300억 원에 인수했다. 100% 지분 가치를 7100억 원 이상으로 본 셈이다. 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잇따른 가운데 일부에서는 해외 성장 잠재력이 거래 규모를 능가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다각도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국내에서 이미 입증된 제품력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면 커버코리아의 두 번째 도약이 가능하다고 봤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 증대는 카버코리아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의존도가 절반을 웃돌거나 애초 이 시장을 겨냥해 탄생한 2세대 코스메틱 업체들과 달리 카버코리아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았다. 모태 자체가 병의원 전문 에스테틱 업체였고 대중적 인지도를 알리며 실적이 퀀텀점프 하게 된 채널 역시 홈쇼핑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가 해외에서 창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현지에 직접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여러 화장품 브랜드를 유통하는 기존 중국 내 법인에 판매를 맡기는 식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중국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게 1년 전으로 코스메틱 후발주자 가운데 늦은 편이다. 지난해 카버코리아는 홍콩카버코리아리미티드를 지분증권 형태로 100% 취득했다. 취득 원가는 13억 원이다. 상하이카버코리아리미티드 역시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오히려 뒤늦게 교두보를 마련한 게 약이 된 측면도 있다. 중국에 직접 진출해 한류 스타 마케팅 등을 준비하며 현지 매출 비중을 늘리던 경쟁사들은 사드 사태로 인한 영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긴 하지만 커버코리아의 경우 사드로 인한 피해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중국 내 성장성을 기반으로 나온 장밋빛 전망은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대규모 지분 인수를 한 시점은 지난해 6월이다. 사드 배치 공식 발표가 나기 바로 직전 거래가 이뤄졌다. 여행이나 미디어를 통해 국내 화장품을 접한 중국인들이 이를 현지에서 직접 구매하면서 우리 업체들이 판로를 열수 있었다. 그러나 사드 사태로 현재는 이 같은 창구가 차단된 상황이다.

카버코리아 관계자는 "사드 사태로 인한 시장 다변화나 유통 방식 변경 등은 공식화된 게 없다"며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위해 다각적인 수출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