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체인지' SK그룹, 확장전략 '빛'볼까 [그룹조달&신용이슈]지분·설비투자 확대, 성장동력 확보…반도체·정유 등 주력사업 실적 주목
임정수 기자공개 2017-07-28 17:09:46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5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복귀 이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제약 등의 부문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자사주 매입이 일단락됐지만 투자가 늘면서 자금 소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그룹 중 가장 회사채를 많이 발행하는 빅이슈어(Big Issuer) 지위를 한동안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그룹 차원의 투자가 지속되면서 재무적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계열사의 신용도 향방은 통신(SK텔레콤),·반도체(SK하이닉스), 정유·석유화학(SK이노베이션)·등 주력 사업 부문의 실적이 재무 부담을 얼마나 완화해 줄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 있다. 경기 악화와 유가 하락으로 주력 사업부문의 실적이 하락 추세로 꺾이면 그룹 전반의 신용도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딥 체인지' 선언…잇따른 M&A·R&D 투자로 재무부담 확대 국면
25일 더벨에 따르면 SK그룹은 올 들어 총 2조 664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SK㈜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추가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어 조만간 회사채 발행 물량이 3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 발행은 주로 지주사인 SK㈜에 집중됐다. SK㈜는 7월 말까지 총 8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조만간 3000억~4000억 원어치를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3700억 원, SK인천석유화학이 3000억 원, SK E&S가 2500억 원 등 계열사 별로 1500억~30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자사주 매입이 일단락됐는데도 자금 소요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잇따른 대규모 투자 때문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최근 1년 동안 주요 대기업 그룹 중에서 가장 활발한 M&A를 단행했다. SK매직(전 동양매직), SK실트론(전 LG실트론) 등에 이어 도시바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최근에는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이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해 제약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SK종합화학은 미국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Ethylene Acrylic Acid·EAA) 사업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계열사 별로 여러 투자 건들이 계획돼 있다.
이 때문에 자금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이 '딥 체인지'를 선언하면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최근 5년 동안 발행해 왔던 회사채 만기도 줄줄이 도래한다. 매 년 평균 5조 원 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해 왔기 때문에 만기 도래 물량도 매년 4조~5조 가량의 회사채 만기가 대기하고 있다.
지배구조 강화 과정에서도 자금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계열사 별 실적 개선과 비주력 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신규 투자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동안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지배구조 강화 차원에서 자금 소요가 예상되고 있어 재무적 부담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반도체·정유 등 주력 사업 부문 실적 변수
SK그룹의 신용도 향방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을 실적으로 얼마나 완화시키느냐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SK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3년 동안 31조~33조 원에서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0조 원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다. 반면 SK하아닉스, SK이노베이션 등 반도체와 정유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16년 기준으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2017년에도 EBITDA가 10%~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에는 정유 사업 부문의 SK에너지(AA+), SK루브리컨츠(AA) 등이 신용등급이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석유화학, 에너지 관련 계열사 실적이 개선 흐름을 나타낸 결과다. SK해운 등 여전히 실적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 반도체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 덕분에 그룹 평균 재무지표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도 변수는 계열사 실적 변동성이다. 주력 사업인 통신, 반도체, 정유 등 사업 부문의 실적이 하락 추세로 전환할 경우 경우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도시가스 사업을 하는 SK E&S(AA+, 부정적)의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 여부도 모니터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반도체, 정유, 석유화학 부문 모두 경기나 유가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업종들"이라며 "경기와 유가 민감도가 높은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가 그룹 계열사 신용도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