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31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적극적 인재 채용에 나서는 건 그동안의 경영 기조를 역행하는 것 아닙니까?"KT의 한 투자자가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 질문이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불과 2~3년 전 어렵게 8000명을 정리한 KT가 올 들어 인력채용에 적극 나선다는 소식에 주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냈다.
황창규 KT 회장은 2014년 부임 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희망퇴직 등 감원 칼바람이 분 터라 신규 채용에도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황 회장은 얼마 전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하반기 4000명을 포함에 올해 1만 명을 새로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KT가 주주 가치 제고보다는 정부 코드 맞추기에 중점을 둔 경영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꼽은 것과 KT의 채용 정책 변화가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그간 황 회장의 과감한 메스에 기대를 보냈던 주주들은 KT의 경영 기조 변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KT는 민영화가 된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공기업의 방만한 조직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삼성맨 출신 황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스피드와 혁신을 강조하며 삼성식 경영 스타일을 보이자 KT에 필요한 개혁이라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올 초 연임에 성공했다.
KT는 신규 채용 확대에 대해 인력 선순환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KT의 임직원은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KT는 지난해 2만 3000여명의 직원이 22조 원의 매출을 냈고 SK텔레콤은 4000여명의 직원이 17조 원을 일궜다. KT는 SK텔레콤보다 5배나 직원이 많지만 매출 차이는 크지 않다.
이번 컨콜에서 또 다른 투자자는 KT가 임직원, 주주, 정부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 황 회장은 연임 후 주주들과 코퍼레이트데이를 갖고 외풍에도 흔들림 없는 지배구조를 통해 경영의 일관성을 갖출 것을 약속했다. 그가 먼저 흔들림 없는 경영 정책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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