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02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IPO 공모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상장 주관사의 국내 기관 대상 청약 수수료 도입이다. 1%의 청약 수수료는 출혈 경쟁에 신음하던 주관사들에게 단비와 같았다. 넷마블게임즈, ING생명 등 대형은 물론 중소형 딜까지 범위가 확대 적용되면서 주관사들은 기존 수입의 20~30%를 추가로 얻었다.물론 기본 수입(인수수수료)과 청약 수수료는 어디까지나 상장을 끝낸 곳의 주관사에 해당되는 얘기다. IPO가 좌초된 기업의 주관사는 동일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손에 쥐는 것이 무일푼이다. 발행사들은 성공보수에 기반한 총액인수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별도의 보상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많다. 총액인수계약 안에 사실상 IPO 컨설팅비, 실사, 국내외 출장 등의 서비스 대가와 비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IB 역시 상장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최소한의 노동과 서비스 비용 요구가 정당하다는 것을 알지만 후일이 두려워 입을 닫는다.
수요예측 직전 상장을 포기한 호텔롯데가 대표적이다. 주관 증권사들은 30여 명의 인력을 상주시키면서 컨설팅을 비롯 실사, 예비심사 준비, 딜 로드쇼(DR) 등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오너 리스크로 인해 상장이 무산됐다. 결국 증권사 인력들은 시간, 비용만 퍼붓다가 1년을 허비한 꼴이 됐다.
성공보수의 맹점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일단 찔러보고 안되면 말고다. 한앤컴퍼니 소유의 대한시멘트는 실사 등 IPO 절차를 밟아오다 돌연 취소했다. 상장 예심을 청구했던 LS오토모티브 역시 매각 공시 전까지 주관사의 공짜 서비스를 받았다. 해당 증권사는 모두 한 푼의 보수도 받지 못했다.
일부에선 IPO 수수료 역시 회계법인이나 로펌이 적용받는 '타임차지(업무시간에 따른 보수)' 방식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발행사 위주의 수수료 정책이 고착화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IB들 역시 현실에 맞춰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게 더 맞다는 입장이다.
최소한의 해법은 간단하다. 발행사가 미리 수수료 일부를 떼어내 착수금 명목으로 컨설팅비를 지급하고, 실비 방식으로 실사와 출장 등의 비용을 정산해주면 된다. 최종 수수료에 비하면 부담이 크지 않다. 이후 IPO 성공 시 사전 정산분을 제외한 수수료만 지급하면 발행사도 손해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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