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의견 분분 [자산운용사 CIO 설문조사] ②주주친화정책·美 시장 흐름 등에 주목
김슬기 기자공개 2017-08-08 07:01:00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4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들 사이에서 주식시장 흐름이 대형주와 중소형주 중 어디로 무게중심이 기울지 의견이 분분했다. 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코스피 주가가 2400선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코스닥까지는 시장의 온기가 전해지지 않은 상황이다.또 하반기 주목해서 보아야 할 이슈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과 미국의 통화정책 및 주가 흐름 등을 꼽았다. 반면 대부분은 북한 핵 관련 이슈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 대형주는 승승장구…중소형주에서 갈리는 시각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 혹은 CIO 7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은 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흘러갈 것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간 시장에서 소외받았던 중소형주나 내수 관련주식까지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일단 대표적인 가치주 투자 하우스로 꼽히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은 시장에 대한 시각이 비슷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국내 기업 실적 등이 양호함에 따라 시장 주도주의 주가가 빠질거 같지는 않다"면서도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으로 확산될 거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가상승을 견인했던 종목 대부분 정보기술(IT)나 금융, 수출관련주였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유통, 건설, 통신 등 내수 관련 주식도 성과가 좋을 것으로 관측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시장을 보면 수출주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미국 경기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며 "외부요인을 덜받는 내수주, 특히 중소형 내수주 위주의 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역시 "하반기에는 삼성전자가 오르지 않더라도 그간 소외됐던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큰 조정이나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반기 시장의 흐름이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팽팽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의 패턴이 바뀌어야 중소형주로 갈 것 같다"며 "가격조정이 오면 중소형주로 다시 시장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 있지만 그렇지 않고 하반기 내내 대형주 플레이로 가게되면 중소형주 장세가 좀 더 늦게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평했다. 또 "개인들이 시장에 더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유동성 장세로 가기에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기업이익의 전망치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해 상승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여전히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중심 대형주의 이익성장 및 투자매력 우위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권욱 안다자산운용 회장 역시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다만 "코스피, 코스닥 간의 괴리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실적이 견조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중소형주 중심으로는 투자 기회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상반기에 이어 실적회복이 시장의 핵심테마가 될 것"이라며 "실적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주 중심의 장세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중소형주는 한달짜리 반짝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 주주친화적 정책은 긍정적…북핵 이슈 영향 '그닥'
이들은 올 하반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해 주주환원정책 개선흐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준 주식운용본부장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고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적 정책 기대감이 높아지면 코리아디스카운트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최웅필 주식운용본부장 역시 "현 정부의 방향성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어서 아직 지배구조 이슈가 남아있는 기업이나 배당여지가 많은 기업에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거시 경제 이슈에도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이승준 주식운용본부장은 "선진국 중심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며 "정책 기조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권욱 회장 역시 미국의 통화정책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변경을 가장 큰 이벤트로 꼽았다.
허남권 대표는 미국 시장의 움직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IT주들이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은 상황이어서 언제든 하락할 수 있다"며 "만일 미국시장이 하락할 경우 국내시장에도 영향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 이슈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채원 부사장은 "북핵 문제는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에 더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리스크는 시장에 반영되어 있어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이뤄지면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리 대표 역시 북한 핵 문제 관련해서는 크게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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