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14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자 오너의 회사 사랑은 물려받은 경영자와 비할 바 아니라고들 한다. 스스로 일군 회사가 부를 창출하고, 직원들과 이를 향유하면서 '성공 신화'로 일컬어진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 애착을 이해할 길이 없다. 누구보다 회사를 잘 알지만 역시 그 애착 때문에 위기에 빠진 사실을 가장 늦게 직시한다. 힘들게 자산 매각을 결심하고도 어떻게든 되찾아 올 궁리를 하는 모습을 우린 심심찮게 목격한다.자수성가형 기업인인 박성수 회장에 있어 이랜드의 존재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28살 젊은 나이에 창업한 2평짜리 보세의류 가게가 오늘의 재계서열 50위권, 연매출 10조 원대 대기업으로 성장해 드라마틱한 인생 반전을 안겨줬다.
이런 이랜드가 올 들어 총 1.3조 원대 딜 사이즈의 이랜드리테일 프리IPO 및 모던하우스 매각을 성사한 것도 모자라 줄줄이 자산 처분에 나서는 걸 보면서 새삼 박 회장의 저의가 궁금해졌다. 그간 시장에 공언해 온 '연내 부채비율 200% 이하로 인하' 목표에 이미 상당히 근접해 있는 이랜드여서 더욱 그렇다.
이랜드 중국법인 프리IPO 철회, 이랜드리테일 상장 연기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받던 그가 이제 비로소 과감한 의사결정의 단계에 이른 걸까.
혹자는 말한다. "티니위니나 모던하우스도 그렇고 과거 홈에버 매각을 전격적으로 감행한 데 비춰 봐도 '전방위적으로 팔 수 있는 건 판다'는 게 박 회장 스탠스라고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전혀 다른 의견도 있다. "매물로 내놓은 자산 중엔 수익가치가 부실해 계속 지원해 줘야 하는 것들도 있다. 다시 말해 돈 되는 것도 파는 차원이 아니다"
일단 후자가 걸린다. 이랜드를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그룹의 자구안 이행은 이제 8부 능선에 다다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20%가 부족하단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랜드가 최근 단행한 프리IPO나 MBK파트너스로의 모던하우스 매각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파크 등 일부 계열사 자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 지위에 있으면서도 차입구조가 열위한 이랜드월드를 중심으로 아직 해결할 과제가 적잖이 남아 있다. 당장 막아야 할 금액이 3000억~4000억 원, 보다 여유있게 가려면 1조 원 정도 필요하다는 게 이랜드 내부 중론이다.
마침 그룹에서도 이랜드월드의 조 단위 펀딩, 수 천억 원 규모의 상표권 유동화 딜, '뉴발란스'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모두 박 회장이 결단력을 발휘해 줘야 실현 가능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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