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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대우전자 노조, 회사 매각에 발끈한 이유는 일렉트로룩스 트라우마 작용…분할 매각 가능성 우려

김일문 기자공개 2017-08-23 08:13:23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2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대우전자 생산직 근로자들이 회사 매각에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과거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불거진 공장 분할 매각 가능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일렉트로룩스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현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려 할 당시 광주공장을 뺀 해외 공장만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지난 21일 동부대우전자 광주 공장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 폐쇄를 부르는 회사 매각에 절대 반대한다"며 "동부대우전자가 매각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달라"고 밝혔다. 또 "회사가 외국업체에 인수된다면 광주공장 폐쇄를 전제로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각이 추진되는 회사의 임직원들이 M&A 반대를 부르짓는 것은 새삼스러운 광경은 아니다. 인수후 통합(PMI) 작업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이 진행될 경우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부대우전자 광주 공장 근로자들의 경우 분할 매각으로 인한 위기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 원매자가 다른 생산 기지에 비해 인수 메리트가 떨어지는 광주 공장을 제외하고 인수하겠다는 협상 카드를 내밀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인수 후보가 국내 생산 기지인 광주 공장을 인수하지 않으려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광주공장을 비롯해 멕시코 및 중국 톈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광주공장은 노동 유연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인건비나 물류비 등을 감안할 때 생산원가가 높아 해외 생산 기지에 비해 열세다. 글로벌 자본에 동부대우전자가 넘어간다면 광주공장보다 해외 공장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 광주 공장은 생산 캐파(Capacity)에 비해 가동률이 80% 수준에 불과하다"며 "해외 생산 거점인 중국 톈진 공장이나 멕시코 공장에 비해 가동률이 떨어지는 만큼 분할 매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2년 동부대우전자 전신이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당시 해외 원매자였던 글로벌 생활 가전회사 일렉트로룩스는 광주 공장을 뺀 나머지만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매각측인 자산관리공사와 채권단에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렉트로룩스는 거래 대상에서 광주 공장을 제외하는 대신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시 광주 공장 근로자들은 대주주 교체를 걱정하는게 아니라 아예 직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증폭됐고, 이러한 우려가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해외 업체가 인수에 나설 경우 과거 불거졌던 분할 매각이 거론될 수 있다는 점을 노조에서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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