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파장]공탁금 6600억 예치…순현금 2조 아래로인도공장 1.2조·신사옥 8500억 자금소요, 빡빡한 유동성
박상희 기자공개 2017-08-30 10:02:49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9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1일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기아자동차가 패소할 경우 조 단위 충당금 설정 외에도 노조가 제기한 소송가액 6600억 원 가량을 공탁금으로 예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법원에 예치되는 공탁금은 실제로 기아차에서 발생하는 현금유출로, 일시에 수천억 원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현금흐름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기아차는 향후 인도 공장에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신사옥 건립에도 8500억 원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2~3년 간 자금 지출이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한 공탁금 예치 및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기아차 재무구조 및 현금흐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29일 "1심에서 패소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데 항소하게 되면 최종심이 날 때까지 소송금액을 법원에 공탁하게 된다"면서 "공탁금은 최초 소송가액 만큼인 66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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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말 기준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기아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 5611억 원이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조 4980억 원,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조 222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080억 원이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노조에서 제기한 소송가액인 6600억 원가량을 공탁금으로 예치해야 한다. 공탁금 예치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크게 감소하면서 순현금은 2조 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단기금융상품 및 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 등을 포함할 경우 현금성 자산은 9조 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1심 선고 후 쌓은 충당금은 향후 최종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는 실제 현금 지출로 이어지지 않지만, 공탁금은 현금흐름에 즉시 영향을 미친다"며 "공탁금 예치는 대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항목으로 계상된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패소할 경우 3분기에 쌓아야 할 충당금은 1조 원에서 최대 3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향후 1~2년 이내로 예상되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원심과 같을 경우 쌓아뒀던 충당금을 실제로 노조에게 지급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대규모 현금 지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된 비용 이외에도 예정돼 있는 투자 금액이 상당하다. 우선 2019년에 완공 예정인 인도 공장은 1조 20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2019년까지 자금 부담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신사옥인 글로벌비지니스센터 건립에도 기아차가 약 8200억 원 정도를 부담할 예정이다. 대규모 투자가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한 공탁금 예치 및 대규모 충당금 설정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기아차가 통상임금 선고로 향후 재무적 부담을 어느 수준까지 지게 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며 "펀더멘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통상임금 소송 등으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증가하면 중장기적인 경쟁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1조 6464억 원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지출했다. 전체 매출액의 3.1%에 해당한다. 기아차 R&D 비용은 2014년 1조 2699억 원에서 2015년 1조 5235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해마다 금액을 늘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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