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04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궐련형 전자담배의 등장은 파격적이었다. '태우는 담배'에서 '찌는 담배'로의 혁신이다. 연기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다보니 흡연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한몫했다. 담배업계의 아이폰, 테슬라 등과 같은 명성을 얻고 있는 이유다. KT&G를 포함한 국내외 경쟁 담배회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좀 더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배출되는 유해 성분은 90%까지 줄였다고 했다. 금연을 위한 중간 단계 역할을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른바 ‘착한 담배' 전략이다. 하지만 담배회사의 존재 이유가 국민 건강 증진은 아닐 것이다. 연구개발에 수천억 원이 들어간 신제품을 '금연초' 용도로 만들지는 않았을 거란 얘기다.
새하얀 플라스틱 디자인과 절반으로 작아진 담배 사이즈는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목에 걸고 다닐 필요도 없다. '꼰대', '아재' 소리를 들었던 기존 전자담배의 스타일과는 분명 다르다. 자칫 아이코스가 청소년을 포함한 비흡연자들의 흡연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의 카카오뱅크 열풍은 아이코스와 묘하게 닮아 있다. 출범 한 달 만에 무려 3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편의성과 다양한 수수료 혜택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폐점 시간도 없으니 24시간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 불투명한 수익성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존 은행을 위협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 고객 대다수는 20~30대 젊은이들이다. 대중적인 ‘프렌즈' 캐릭터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체크카드 등이 돌풍의 주역이다. 여기에 만 19살만 넘으면 별도 심사나 공인인증서 절차 없이 3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는 이른바 '비상금 대출'도 인기다. 비중으로 보면 50%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정적인 소득이 없고 신용개념이 익숙지 않은 젊은층이 '비상금' 쓰듯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용불량자가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는 설득력을 얻기 충분하다. 소액 대출을 늘려 기존 은행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이 카카오뱅크 측의 본래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이코스와 카카오뱅크 역시 담배회사고 은행일 뿐이다. '게임의 룰'을 바꾸긴 했지만 담배 판매와 대출을 늘려야 존속 가능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제2의 아이코스, 제2의 카카오뱅크가 생겨나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 엄중한 영업 잣대를 적용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 끊기 어려운 건 흡연이나 소액 대출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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