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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진 카카오뱅크 경영실태 [인터넷은행 리스크관리 점검]⑤일부 주주사 정보공개 요구…정당한 권리 vs 지나친 간섭

원충희 기자/ 신수아 기자공개 2017-09-04 10: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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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금융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편의성과 참신함으로 시장을 놀라게 하며 기존 질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과 자본 등에서 아직 불안정한 면도 감지된다. 돌풍의 중심에 선 새내기 인터넷전문은행의 리스크관리 현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31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조직구조나 주요임원 구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임직원 성명 등 기본정보를 외부에 알리는 것도 사규로 제한한다. 여·수신 현황, 계좌 수 등의 초보적인 정보를 제외하고는 여러모로 경영상태에 대해 비밀주의를 엄수하고 있다.

이는 주주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주사인 국민은행(지분율 10%)은 경영현황과 향후 운영계획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함께 공동 2대주주인 국민은행도 카카오뱅크의 주요 경영현황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기 때문이다. 1대 주주인 한국금융지주(58%)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는 전언이다.

주주사 한 고위관계자는 "국민은행 입장에선 리스크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채 500억 원 규모의 추가출자를 요구하는 카카오뱅크가 다소 '계륵' 같은 존재"라며 "추가증자를 몇 번 더 해야 하는지, 대출성장 규모나 충당금 부분에 대해서 운영계획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뱅크 안팎에서는 이 같은 요구를 당혹스럽게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이 증자를 빌미로 내밀한 정보를 확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금은 주주사이지만 리테일(소매)금융에 주력하는 국민은행과 개인대출시장에서 커가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향후 부딪힐 수 있는 관계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500억 원을 출자하는 주주로서 당연한 요구라는 견해도 있다. 경영진의 행동을 촉구하고 견제하기 위해선 주주들이 카카오뱅크 주요 현안에 대해 상당부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묻지마 투자'를 할 순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한 뒤 "카카오뱅크 9개 주주사 가운데 은행업을 하고 있는 사업자는 국민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리스크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사업 초기 지나친 경영정보 공유는 오히려 '잡음'을 빚어낼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주주들의 관점과 셈범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자칫 핵심논의가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업상의 치명적인 위기가 발생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경영상 판단에 따라 주주사에게 관련사항이 추후 공개되는 일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의 입김은 지나친 간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 카카오뱅크는 경영에 대한 감시와 감독 기능이 있는 6인의 사외이사 조직을 갖추고 있다. 법조계와 글로벌 은행 출신의 사외이사를 포함해, 핵심 주주사들의 추천을 받은 인사들이 두루 참여하고 있다.

감사위원도 맡고 있는 이상원 사외이사는 국민은행 출신의 정통 금융인이다. 해외지점과 글로벌사업부를 거친 이 사외이사는 신성장사업과 WM부문을 맡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의 금융사업단장을 지낸 김호 사외이사와 SGI서울보증 출신의 노재균 사외이사도 주주사의 추천을 받은 인물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사는 금융당국의 기준에 맞는 내부통제시스템과 경영지배구조상의 안정성을 확립해야한다"며 "경영진과 주주, 이사회간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 경영상 리스크를 통제하는 근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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